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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3

지극히 낮으신 | 크리스티앙 보뱅 | 1984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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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하느님을 노래한 음유 시인이자 
가난한 이들의 친구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충만한 사랑으로 이르기 위한 삶의 여정 가운데 기쁨을 소망한다. 그것이 곧 진리인 연유다. 높은 곳 아닌 낮은 곳에 있고, 충족 아닌 결핍에 있는 그 진리를 성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는 간파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소유한 것을 내려놓고 가난을 받아들인다.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을 하고 가난한 사람이 되어 가난한 자이기를 꿈꾼다. 지극히 높으신 분만을 바라보던 두 눈과 마음의 상태는 지극히 낮으신 분으로 향하였다. 그러고는 세상사 모든 질문의 답변 역시 성서가 아닌 성서를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음을, “몸과 정신과 영혼으로 느끼는 것”(p.16)임을 그는 자신의 생애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그리하여 거룩하고 성스러운 존재가 되었으니…….

크리스티앙 보뱅의 유려한 문장 안에서 13세기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코의 삶을 헤아려본다. 보이신 선하심에 의지하여 기쁨에 가닿을 수 있기를.

 

 

기쁨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까? 그게 무언지 정말 알고 싶나요? 그렇다면 귀 기울이십시오. 밤입니다. 비가 내리고 나는 배가 고픕니다. 나는 밖에서 내 집 문을 두드리며 내가 왔음을 알립니다. 그러나 아무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나는 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굶주린 채 밤을 보냅니다. 기쁨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만 이해하십시오. 듣고 싶은 사람만 들으십시오. 기쁨이란 더 이상 자기 집에 있지 않는 것, 언제나 바깥에 있는 것입니다. 성한 데 없이 모든 것에 굶주린 채, 마치 하느님 배 속에 든 것처럼 세상 밖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이지요.    - p.152, 153 「당신들은 저를 사랑한다 말하면서 제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지극히 낮으신 - 10점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1984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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