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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5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 페터 한트케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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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사회와 타인으로부터 소외된
인간의 불안과 공포가 초래한 극단적 범죄

무질서한 전개와 강박적인 말놀이로 그리는 
소통 불가능한 현대 사회의 불안한 단면

 

 

 

“이전에 꽤 유명했던 골키퍼였던 요제프 블로흐는 건축 공사장에서 조립공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하러 가서는 자신이 해고되었음을 알게 되었다.”(p.9) 이후 호텔과 여인숙, 여관을 전전하며 지내는데, 그 모습은 마치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방랑자와 다름없어 보인다.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 역시 불안과 절망이 영역한 모양새다. 더욱이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뒤에는 쫓기는 신세까지 되어 어느 누구,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그리하여 자신이 놓인 세상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때에 그는 우연히 도착한 운동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오픈게임을 보다가, 때마침 페널티킥이 선언된 순간에 맞닥뜨리게 된다. 골키퍼였던 그에게 키커와의 대치 상황은 그 어떤 때와도 견줄 수 없는 극도의 긴장된 순간이었으리라. 

 

어쩌면 그는 자신이 무수히 겪었던 지난날의 그 순간을 상기하며, 이제 자신을 향해 맹렬하게 날아오는 모든 것들을 자신의 두 손으로 받아낼 차례임을 직시하지 않았을까.

 

 

그는 _ 때문에 계속 걸어갔다. 계속 걸어간 이유를 말해야 할까, _하기 위해서라고? 만약 _을 한다면 무슨 목적에서일까? _을 하면서 ‘만약’이라고 하는 이유를 말해야 할까? _을 할 때까지 그렇게 계속 걸어갔나? 그는 _을 할 만큼 그렇게 멀리 갔는가? 왜 그는 쫓기는 것처럼 이곳을 걸어가고 있을까? 왜 그가 여기에 서 있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할까? 그가 수영장을 지나갈 때마다 어떤 목적을 가졌단 말인가? 이러한 ‘그래서’와 ‘왜냐하면’, ‘하기 위해’ 같은 단어들은 마치 명령하는 말 같아서 사용하지 않고 피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옆에 있는, 약간 열린 창의 덧문이 활짝 열리는 것 같았다. 생각할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들로 온통 꽉 차 있었다. 울부짖는 소리가 그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문장들의 맨 끝에 오는 뒤죽박죽된 문장이 그를 놀라게 했다.    - p.116, 117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 10점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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