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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4

겨울일기 | 폴 오스터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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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호흡의 현상학으로 들여다본
폴 오스터 <당신>의 인생

 

 

 

『겨울일기』는 지난 삶을 숨김없이 돌이키며, '당신'이라는 2인칭 묘사를 통해 폴 오스터 자신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적고 있다. 특히나 어렸을 적 친구가 번개에 맞아 죽은 일, 아버지가 여자 친구와 정사를 나누던 중 죽은 일, 두 명의 계부가 갑작스럽게 죽은 일, 건강하다고 여겼던 어머니가 불현듯 죽은 일 등을 떠올리며,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죽어야 한다(할 수만 있다면).   - 주베르

 

 

 

그는 이 문장에, 특히 괄호 속의 말에 감동한다고 적고 있다. 어쩌면 그 마지막이 고통스럽건 고통스럽지 않건 마지막에 가서 사랑스러워진다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인간의 성취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당신은 마지막으로 침대로 기어들어 가는 날이 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지만, 당신의 부모처럼 갑자기 죽음이 찾아오지만 않는다면 사랑스러워지고 싶다. 당신이 (할 수만 있다면).

 

 

겨울 내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며 이 일기를 남겼던 그가 마침내 3월을 맞이한다. 그러나 여전히 추운 현실과 마주하며 더디 오는 봄을 손꼽아 기다리는 걸로 끝맺음한다. 과연 봄은 왔을는지.

 

 

 


침대에서 나와 창가로 걸어가면서 차가운 마룻바닥에 닿는 당신의 맨발.
당신은 예순네 살이다.
바깥은 회색이다 못해 거의 흰색에 가깝고 해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당신은 자문한다.
몇 번의 아침이 남았을까?
문이 닫혔다. 또 다른 문이 열렸다.
당신은 인생의 겨울로 들어섰다.

 

 

 

 

삶이 계절의 순환과도 놀라우리 만큼 비슷하단 생각을 해보며.

 

 

 

 

 

겨울 일기 - 10점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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