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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4

행복한 그림자의 춤 | 앨리스 먼로 | 뿔(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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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북미 최고의 작가 '앨리스 먼로' 대표 소설집

 

 

 

지난 가을, 미야자키(宮崎)에서로 기억한다. TV를 켰는데, 때마침 2013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특히나 후보들 중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수상을 유력시하고 있던 터라, 일본 언론은 무척이나 상기된 표정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된 수상자는 캐나다의 여성 작가, 앨리스 먼로(Alice Munro). 하루키의 작품이라면 꽤 읽었지만, 그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에 궁금해졌다. 새해가 밝고, 그렇게 읽어본 앨리스 먼로의 『행복한 그림자의 춤』.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1950년대부터 15년에 걸쳐 써온 단편들을 한데 엮어 1968년에 펴낸 그녀의 첫 단편집이다. 각각의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지만, 하나 같이 우리 삶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인간상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질 법한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지루하리만큼 익숙한 소재 혹은 만연해 있는 다소 진부한 사건들을 그녀만의 놀라운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결말은 다소 밋밋하지만 곱씹어 생각해 보면 꽤 의미심장한 구석이 있었는데, 이를테면 극명한 결말의 매듭이 아니라 독자 입장에서는 다 읽고 서도 개운치 않은 느낌이었던 것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참으로 영리한 맺음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삶과 지독하게 밀착해 있어서 오히려 묵인된 채 잠재워져 있는 어떤 것, 주로 거북하고 불편한 무언가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결말 이면에서 한참을 서성이게 만든 매력적인 소설집이었다.

 

 

 


"앨리스 먼로는 단편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장편소설 작가들이 평생을 공들여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와 정밀성을 매 작품마다 성취해냈다. 앨리스 먼로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게 된다."


-2009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선정 경위 중에서

 

 

 

 

 

행복한 그림자의 춤 - 10점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뿔(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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