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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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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 구스미 마사유키 | 인디고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의 식욕 자극 에세이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가 이야기하는 미식 에세이,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고기구이를 시작으로 라면, 돈가스, 도시락, 샌드위치 등 스물여섯 가지의 음식을 다룬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어쩌다 먹는 귀한 음식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쉬이 먹곤 하는 것들에 가까워 한결 친숙하게 다가온다. 물론 일본인 저자의 특성상, 우리에겐 다소 익숙지 않은 나폴리탄, 낫토, 튀김덮밥, 오차즈케 등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워낙 일본으로의 여행이 빈번한 시대 이거니와, 기회가 닿는다면 그곳에서 저자처럼 이 음식들을 즐겨보겠다는 요량으로 읽어도 좋을 법해서 흥미롭다. 더욱이 생선회의 경우, 와사비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일본식과는 달리 초고추장을 듬뿍 찍..
오늘 뭐 먹지? | 권여선 | 한겨레출판 소설가 권여선의 ‘음식’ 산문을 가장한 ‘안주’ 산문집 먹고 마시는 이야기에서 느껴버리는 모국어의 힘 저마다의 추억이 스며 있는 음식은 일상과 한데 버무려져 한층 우리의 입맛을 돋운다. 소설가 권여선이 산문집 『오늘 뭐 먹지?』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다. 대학 시절 술 취해 처음 맛본 순대를 시작으로 청양고추의 알싸하게 매운맛에 대한 예찬과 속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는 김밥의 든든함, 유년을 떠올리게 하는 마른오징어튀김의 추억 등 스무 가지의 음식을 소개하고, 그것들을 맛보기 위해 손수 재료를 준비하여 조리하는 수고의 과정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렇게 완성한 음식은 저자가 그랬듯, 술 한 잔 곁들이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갈 터다. 문득 오늘 뭐 먹지?, 되뇌다가 이 말이 지닌 묘한 친근함에 대해..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 히라마쓰 요코 | 인디고 또다시 내일을 버텨낼 나를 위한 혼자만의 시간, 혼밥 예찬 에세이 혼자 먹는 밥을 ‘힘든 하루의 끝, 나를 위로하는 작은 사치’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듯하다. 둘이 혹은 여럿이 둘러앉아 공통의 화제로 왁자지껄하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쉬이 치이고 마는 일상 안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될 내일을 위해 충전하는 차분한 시간이기를 바라는 이들 말이다.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역시 마찬가지다. 혼자는 재미있다. 자기 멋대로 계획 없이 무작정,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가끔 하는 실패나 낭비도 나 혼자 받아들이고 끝내면 그만이니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 있다. “그래..
맛 읽어주는 여자 | 모리시타 노리코 | 어바웃어북 음식에 담긴 삶의 서사와 시대의 풍경을 음미하다 저자는 오랜 미식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음식 이야기를 전한다. 유년 시절 맛보았던 음식에 얽힌 추억을 바탕으로, 그 음식이 어떤 시대적 배경 안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는지, 그러니까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각기 음식들이 걸어온 시간들을 한 개인의 추억과 더불어 되짚어 보는 식이다. 가령 외부로부터 들여온 식재료를 자신들만의 조리법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시킨 돈가스나 카레라이스, 고로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한편으로는 학창 시절의 씁쓸한 기억 때문에 기피하게 된 찹쌀 주먹밥과 팜피 오렌지에 얽힌 이야기,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맛을 알게 된 가지 요리와 '오하기'라는 이름의 팥떡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을 사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