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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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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 에쿠니 가오리 외 | 시드페이퍼 일본 최고의 여류작가 4인이 유럽의 작은 마을을 다녀와 써내려간, 음식과 치유에 관한 소설 "당신의 소울 푸드는 무엇인가요?" 함께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안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를 맞대고 있는 행복한 자리인 셈이니까.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해서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당연한 시간, 공간 그리고 음식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타지에서 홀로 마주했던 식탁이 그간의 감사함을 일깨웠다. 그 안에서 내가 성장하고, 치유받을 수 있었음을.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해야지. "똑같다. 도망치고 도망쳐서 이제 완전히 따돌렸다고 생각했는데도 나는 여전히 그 가족의 일원이다..
ぼくの小鳥ちゃん(나의 작은 새) | 江國香織 | 新潮社 내게 사소한 행복이 되어준 작은 새와의 '사랑 비슷한' 동거 이야기 추운 겨울날을 배경으로 하지만, 읽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동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작은 새.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잔잔했던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새초롬한 작은 새. 조금은 제멋대로이기도 하고 때로는 질투심 가득한 작은 새.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다 읽은 후에도 한동안 마음속에서 기분 좋은 온기를 품게 해 준 작은 새. 부엌 창가, 침대 옆, 세면대 캐비넷 안…, 여자 친구가 장식해 놓은 사진을 매번 쓰러뜨리고는 '실례'라고 한 마디 건네는 요 작은 새의 질투가 어찌나 귀엽던지! 어느 날, 내 일상에도 이런 매력쟁이 작은 새 한 마리가 불시착했으면. あたしはあなたの小鳥ちゃんよね。 - p。119 나는 ..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 젊은 날 슬프고 감미롭고 황홀한 사랑 이야기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읽고 지나쳤던 것 같은데, 얼마 전 『잡문집』을 읽고 나서 『상실의 시대』를 읽다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인 와타나베 토오루가 상당 부분 하루키 자신과 일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실제로도 작가 또한 이 소설이 극히 개인적인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가령 책 읽기를 즐겨한다는 사실, 특히나 기숙사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귀게 된 나카시마 선배와의 일화는 잡문집에서도 언급한 적 있는 하루키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빨래와 다림질에 대한 일화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 등등. 문득, 이 같은 자전적 소설이 일본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얼까, 궁..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 히가시가와 도쿠야 | arte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눈은 멋으로 달고 다니십니까?" "야, 그런 소리까지 하기냐, 이 폭언 집사!" TBS 임금님의 브런치(王様のブランチ)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출간 직후 150만 부를 돌파해 영광의 1위를 차지한 책으로 소개되는 걸 TV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러고는 잊고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오고 얼마 뒤, 번역본이 발간된 걸 서점에서 발견해 읽어 보았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유머 미스터리 소설이다. 등장인물의 추리를 따라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데, 무엇보다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에게 조차 독설을 서슴없이 날리는 집사, 가게야마라는 까칠한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는 소식이 있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