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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5

スウィート・ヒアアフター(스위트 히어애프터) | 吉本ばなな | 幻冬舍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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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그녀가 바라본 무지갯빛 풍경은?

 

 

 

『スウィート・ヒアアフター , 스위트 히어애프터』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 사요코의 이야기다. 그녀 역시 사고 탓에 온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조금씩 바깥의 상처가 아물어 가듯, 마음 깊숙이 스며든 연인의 죽음에 대한 슬픔 또한 살아내야만 하는 일상 안에서 받아들이고 서서히 떨쳐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감정의 기복을 드러내는 방식이 아닌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조근조근 차분하게 그리고 담담하면서도 때론 말랑한 문체로 적어내고 있어, 평온한 감각으로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마음에 와닿았다.

 

 

犬が死んだとき、あんなに悲しんではいけなかったんだ、そうしたら悲しい色がここの空に気持ちに流れてきてしまう。実感としてそう思えた。楽しかったね、時間を共有できて、いっしょに歩けて、ほんとうによかったね、そういう気持ちだけでよかったんだ。    - p.14

강아지가 죽었을 때, 그렇게 슬퍼해선 안 되는 거였다. 그러면 슬픈 색이 여기 하늘에 기분에 흐르고 만다. 그렇게 실감했다. 즐거웠지, 시간을 공유했고, 함께 걸었고, 정말 좋았어, 그런 마음만으로도 다행인 거였다.

 

 

 

작가의 후기를 보면, 이 소설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그 안에서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을 향한 일종의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와도 같은 글이길 희망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적고 있다. 사실 나에게도 이날의 일은 굉장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 강력한 지진의 위력이 그랬고, 쓰나미로 헤아릴 수 없는 사상자가 생겨난 것이 그랬다. 갑작스러운 재해로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은 사람들이 속출했지만, 그 슬픔을 채 삼키기도 전에 원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산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 이치이기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에 대한 흉흉한 마음을 다잡고 애써 서로를 위로하며 담담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이 이 시기, 이곳에 놓인 사람들의 현실이었다. 그 와중에 감사하게도 나에겐 함께해준 이들이 있었고, 덕분에 그 시기를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무섭도록 조용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 연민을 느끼기도, 한편으로는 그곳의 모래 한 알을 포함한 모든 것이 견디기 힘들 만큼 생경하게 느껴진 탓에 만만치 않았던 시간으로 남아있는 것은 어쩔 도리 없는 진심이고, 진실이기도 했다. 물론 그 선명했던 기억도 시간의 흐름 안에서 차츰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중이기도 하다.

다시 『スウィート・ヒアアフター , 스위트 히어애프터』로 돌아와, 사요코에게는 사랑했던 연인은 떠나갔지만 여전히 가족이 곁에 있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에 만족하며,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하루라도 더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마음도 갖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요시모토 바나나가 이 글을 쓰며 담고 싶었던 바람이자, 희망의 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더불어 그녀 역시 대지진을 겪은 이후 혼란한 상황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글 쓰기를 통해 가능한 한 삶의 불안함을 극복해 나가고자 했던 것이리라.

 

 

動け動けと私の命が言っていた。人生にオチはないし、かなう目標もない。ただ流れとか動きがあるだけだ。親しい人が死んだことにすっきりする解決策はない。会えないままでしばらく元気なくどんよりと、泥沼の中でもがくように、ただ静かに生きていくだけだ。世界に色彩が戻るまで。    - p.77, 78

움직여, 움직이라고 내 생명이 말하고 있었다. 인생에 결말은 없고, 이룰 목표도 없다. 단지 흐름이나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말끔한 해결책은 없다. 만나지 못하는 채로 당분간 기운 없이 흐리멍덩하게,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그저 조용하게 살아갈 뿐이다. 세계에 색채가 돌아올 때까지.

 

 

 

 

 

스위트 히어애프터 - 6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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