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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어느 역에 서 있습니까?
살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씁쓸한 뒷맛을 심심찮게 맛보곤 한다. 사소한 오해에서부터 중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원인은 실로 다양하다. 하지만 그 모든 원인들을 아우르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나의 마음이 곧 너의 마음이지 못한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우리 각자는 독립적 자아를 지닌 존재이기에 매 순간 모든 이들과 한마음일 순 없다. 즉 사람들 사이의 마음과 마음이 늘 조화로울 순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마음과 마음이라는 것은 실상 서로 간의 상처와 아픔으로 연결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인간 관계란 애당초 용서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관계를 영속시킬 수 없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례의 여정을 통한 쓰쿠루의 깨달음은 헛되지 않았다고 본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는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하지 않는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 - p.363, 364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에 휩쓸려 사라져 버리지는 않았어." - p.436
쓰쿠루의 발자취를 따르면서, 자연스럽게 내 삶을 채우고 있는 온갖 잡다한 것들까지 소급한 나만의 순례가 시작됐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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