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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 에밀 졸라 |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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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19세기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재현한 
에밀 졸라식 자연주의 소설의 숨은 걸작!

 

 

 

19세기 파리의 세계 최초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당시의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이다. 그 포문은 연이어 부모님을 잃고 생계가 막막해진 스무 살의 드니즈 보뒤가 두 남동생을 데리고 파리에 있는 큰아버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직물 전문점이 건너편에 들어선 거대한 백화점 탓에 형편이 기울어 조카들을 맡아줄 여력이 되지 않는다. 때마침 백화점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은 드니즈로 하여금 백화점으로 향하게 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드니즈가 수습 직원으로서 첫 발걸음을 떼며 힘든 노동과 동료들의 따돌림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 안에는 탁월한 사업적 수완과 그에 비견하는 야망을 품은 사장 옥타브 무레, 드니즈와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자리에서 일에 몰두하는 백화점 직원들과 그런 그곳을 하루가 멀다 하고 드나드는 탐욕의 여인들을 통해 당시 자본주의의 모습을 신랄하게 투영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1864년 ~1869년)이 무색하게 에밀 졸라의 탁월한 묘사 속에 재현된 백화점과 그곳을 채우는 수천의 인물들은 흡사 오늘날의 우리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계와 놀랍도록 닮은 모습이다. 거대 자본에 맞선 소상인들의 고군분투에도 무참히 쓰러져 가는 것은 물론, 동료보다 더 나은 실적으로 수당을 챙기고자 하는 직원들과 양질의 천과 레이스를 차지하고자 분투하는 여인들 간의 경쟁. 그녀들의 결코 채워지지 않는 허영심 가득한 일면까지. 이 새로운 시대 물결의 중심에는 그 누구보다도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매섭게 간파하고 그것을 직원과 손님들을 상대로 진두지휘하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사장 옥타브 무레가 자리한다. 이와 더불어 수습 직원으로 판매 일을 시작해 기성복 매장 부수석 구매상을 거쳐 수석 구매상의 자리까지 오르는 드니즈가 보여준 끈기와 노력의 모습 역시 단연 돋보인다.

 

150여 년이라는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오늘날의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그가 창조해낸 것들은 새로운 종교를 일으켰다. 그의 백화점은 흔들리는 믿음으로 인해 신도들이 점차 빠져나간 교회 대신, 비어 있는 그들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여인들은 공허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그의 백화점을 찾았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예배당에서 보냈던 불안하고 두려운 시간들을 그곳에서 죽여나갔다.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용한 배출구이자, 신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곳이며, 아름다움의 신이 존재하는 내세에 대한 믿음과 육체에 대한 숭배가 끊임없이 다시 생겨나는 곳이었다. 그가 백화점 문을 닫는다면 거리에서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고해실과 제단을 박탈당한 독실한 신자들이 절망적으로 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 p.707

 

더 이상의 염세주의는 없다. 삶이 어리석고 우울한 것이라고 결론내리지 말자. 그 반대로, 삶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강력하고도 즐거운 것을 탄생시키고 있음을 얘기하자. 한마디로, 행동과 정복 그리고 노력의 시대와 함께하면서 이 시대를 표현하도록 하자. 그런 다음, 그 결과로써 행위의 즐거움과 삶의 기쁨을 보여주도록 하자.    - p.721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리커버 에디션) - 10점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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