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18

그렇게 쓰여 있었다 | 마스다 미리 | 이봄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어른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안타까움, 서글픔, 아름다움을 엮은 매혹의 에세이

 

 

 

어른과 아이 틈에서 어른아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그들의 몸은 어린아이의 형상을 지웠지만, 가슴 한 켠에는 유년의 순수를 고이 담고 사는 이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이가 몇 이건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마음 안에 깃든 아이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으면 그만.

 

저자 마스다 미리는 마흔 중반의 어른으로서,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에 대하여 말한다. 그 안에는 한 가정의 딸로서, 싱글 여성으로서, 친구들과 OO모임을 곧잘 결성하며 유쾌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삶의 이야기를 포함한다. 그 일상을 슬며시 들여다 보면, 그녀의 마음 한가운데 자리한 어린 시절을 소중히 대하는 그녀가 존재한다. 때론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립기도 한 유년 시절의 그 모든 것들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다고 여기는 그녀가 존재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따스하게 감싸 안은 채, 줄곧 마음 안에서 어루만져온 그 애틋함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헤아리려는 그녀가 존재한다. 에세이 『그렇게 쓰여 있었다』는 그러함에 대한 저자의 담담한 고백이랄 수 있다.

 

그 사소하지만 따스한 일상 고백이 내 안에서 은은한 여운으로 남는다. 문득, 내 마음엔 어떤 아이가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아이는 어떻게 그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지 한번쯤 가늠해보고 싶어진다. 아니, 그녀처럼 수시로 들여다보며 언제까지고 그 해사했던 모습을 지키며 착실하게 어른아이로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마스다 미리의 글은 그런 마음을 안기는 에세이였다.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고, 어렸을 적 늘 생각했었다. 가족도 그대로, 나도 그대로, 영원히 이대로 변하지 않고 함께 있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리고 지금도 고령의 부모님을 보며 여전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만화 시리즈 <사자에 씨>네 집이 부러워지는, 그런 일요일 저녁이다.    - p.79

 

 

 

 

 

그렇게 쓰여 있었다 - 6점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이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