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22

신신예식장 | 한승일 | 클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결혼은 선택, 예약은 필수

 

 

 

언젠가 TV 모 프로그램에서 노부부가 운영 중이라는 작고 오래된 예식장을 본 적이 있다. 언뜻 보기에도 꽤 연식이 있어 보이는 인테리어가 요즘 시대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유물처럼 보여 외려 이색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다. 그러나 실상 그곳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하게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이 이어지 있고 있는 엄연한 삶의 현장이었고, 그 사이에서 오는 간극이 흥미로웠다.

서점 매대에서 『신신 예식장』을 처음 보았을 때만 해도 프로그램 속 그 예식장일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국에 노부부가 사이 좋게 일당백의 역할을 나눠하며 무료 예식을 해주는 곳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닐 것이기에 알아채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1967년 경남 창원에서 신신 예식장을 운영 중인 백낙삼 사장과 최필순 이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저자는 반세기 넘게 이 예식장을 지키고 있는 노부부를 2년에 걸쳐 만나 오면서 이 책을 완성했다고 적고 있다. 그런 만큼 잠깐의 방송에서 소개된 것 이상의 숨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는데, 그것은 곧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마음을 다해 예식장을 운영해온 노부부의 삶 그 자체로 귀결되고 있었다. 그러나 부부의 사적인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에는 그간 신신 예식장이 수많은 사람들의 결혼이라는 특별한 순간들 기록해온 역사의 현장이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저자 역시도 그런 까닭에 2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이 사진 에세이를 엮은 것이리라.

부디 신신 예식장이 오래오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란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백낙삼, 최필순 부부는 서로 존중하며 아끼는 사이였습니다. 그 가운데 서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당신은 좀 쉬어요. 내가 할게요.’    - p.139

 

 

 

 

 

신신예식장 - 6점
한승일 지음, 백낙삼.최필순 주인/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