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일전에 키이라 나이틀리에가 엘리자베스 베넷으로 출현했던 영화 <오만과 편견>을 본적이 있다. 극장에서 나오면서 지루했다고 불평했던 기억이 문득 난다. 집중을 하지 못했던 탓이었을까. 이 유명한 대작이 어째서 나에겐 감흥이 없었던 건지. 그래서 세계 문학들을 읽고 있는 요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다시금 읽어 보았다.
『오만과 편견』은 베넷 가의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다섯 자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 당시 영국 사회의 구혼과 결혼에 대한 세태를 엿볼 수 있고, 나아가 그 안에서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짚어보는 것이 흥밋거리다.
+ 내용 요약
롱본이라는 영지에서 살고 있는 베넷 가문은 과년한 딸만 다섯이 있고 상속권을 지닌 아들이 없어 부친이 사망하면 먼 친척에게 영지가 넘어가게 되어있다. 베넷 부인은 딸들이 친척의 식객으로 흩어지거나 거리에 나앉게 되는 일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딸을 시집보내려고 한다. 마침 근처의 네더필드 영지에 북부 출신의 부유한 젊은이 빙리가 이사를 오고, 맏딸 제인과 친하게 되자 베넷 가문의 다섯 딸 결혼시키기에 물꼬가 트이는 듯하다. 그러나 빙리의 친구인 다시는 북부에 펨벌리라는 유명한 영지를 소유한 신사로 자신의 사회적 위상에 대한 자부심과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롱본 마을 사람들의 오해를 받게 된다. 다시는 동네 사람들이 천박하고 속물이라는 생각에 이들을 멀리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며, 빙리가 제인과 결혼하는 것을 막기에 이른다. 베넷 가문의 똑똑하고 용기 있는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이런 다시를 보고 위선적이고 오만하다는 편견을 갖게 된다. 그러나 다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신선한 매력을 느껴 청혼을 하게 되고, 엘리자베스는 원수로 여기는 다시의 청혼을 통쾌하게 거절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악연은 오해가 풀리면서 결혼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고 명문가 집안의 피츠윌리엄 다시와 중산층 집안의 엘리자베스 베넷은 서로 다른 신분에서 오는 오만과 편견을 극복하고, 진심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결혼을 한다는 측면에서 『오만과 편견』은 인간 내면의 성장이야기라고도 생각된다. 즉, '오만'과 '편견'은 인간이라면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할 것이지만,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단연코 한 사람도 없으리라. 시시때때로 인간에게 노출되어 있는 '오만'과 '편견'. 그러나 이를 극복해 나가는 엘리자베스와 다시를 보면서, 평소 분별력 있다고 자만했던 자신을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작가 연보를 살펴보다 보니, 제인 오스틴은 평생 독신이였다고 한다. 소설가로서의 삶에 충실했던 그녀의 마음 한 켠에 담고 있었을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바람을 엘리자베스에게 투영한 건 아니었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기도.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한창 진행 중일 때였어요.
- p. 445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열린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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