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13

위대한 개츠비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열린책들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환희의 시대에 불안을 직시한 작가 피츠제럴드,
도시와 인간의 이면, 희망과 좌절을 추적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뉴욕 근교의 롱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 미국 동부와 중서부 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묘사한 공간적 배경 그리고 이상주의가 물질주의로 인해 타락한 아메리칸드림의 변질된 이면을 여과 없이 서술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 내용 요약 

 

개츠비에게는 인생의 모든 것을 다 걸만큼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가 있다. 그녀는 사랑이나 돈, 명백한 현실성 같은, 뭐든 가까이에 있는 힘에 의해서 지금 당장 인생이 완성되어 지기를 바라는 속물적 인물로 자신의 욕망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톰의 아내가 된다. 그러나 개츠비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는 친구 닉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데이지를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하고,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고요?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어요! 모두 예전처럼 돌려놓을 겁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후 데이지는 우연한 차 사고로 톰의 숨겨진 여인 머틀을 치어 죽이게 되고, 톰의 간계에 속은 머틀의 남편 윌슨은 아내의 숨겨진 남자를 개츠비로 착각하고 그를 죽인 후 자신도 자살한다.

 

 

 

깊이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개츠비가 사랑했던 데이지는 그의 무조건적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숭고한 여인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개츠비는 가치 없는 여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고, 비극적 최후를 맞이함으로써 그의 순수하고 낭만적이었던 꿈과도 영원히 작별을 하고 만다. 그런데도 개츠비는 왜 위대한 걸까. 역자의 해설에서 도움을 얻자면, 낭만적인 꿈이나 환상을 성취하기 위해 온갖 희생을 무릅쓰는 끈질긴 희망과 용기가 있기 때문에 위대하다. 또한 사랑할 가치가 없는 여자를 끝까지 온몸을 바쳐 사랑하고 더 나아가 그 여자를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며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맹목적으로 돈과 출세를 추구하던 시대에 바보처럼 순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대하다고 적고 있다. 장영희 문학 에세이,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서도 위대한 개츠비의 '위대한'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말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개츠비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축적한 불법축재자였으며, 이미 흘러간 과거를 되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한 비현실적 몽상가였고, 사랑의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유아적 낭만주의가였을 뿐, 결코 '위대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개츠비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 즉 희망을 놓지 않은, 그야말로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가능하다고 적고 있다.

 

 

 

"젊고 순수한 우리 학생들은 여전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위대함'을 꿈꾼다. '돈과 권력, 영웅심에 연연하지 않고 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그런 위대함을. 그리고 나는 그들의 그런 굳건한 믿음과 희망이야말로 진정 위대하다고 믿는다."    - p.64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여기에 덧붙이자면, 개츠비 앞에 붙여진 ‘위대한’의 수식어가 가진 의미는 어느 한 가지로 결론 내릴 수 없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맹목적 사랑 끝의 허망한 죽음이라는 실패스러운 최후가 그의 이름 앞에 다소 아이러니한 ‘위대한’이 의도적으로 결합됨으로써 상황의 극대화를 꾀한 반어적 표현인 동시에 표면적으로는 모순되어 보이는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사이에서 인생에 대한 진실한 성찰과 이를 통한 진심을 대변하기 위한 역설의 표현이기도 하리라.

 

 

 


그래, 결국 개츠비가 옳았다.
내가 사람들의 쓰라린 슬픔과 숨 가쁜 환희에 잠시나마 흥미를 잃어버린 이유는
바로 개츠비를 삼켜 버린 것들,
그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먼지 때문이었다.


- p. 13

 

 

 

 

 

위대한 개츠비 - 10점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한애경 옮김/열린책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