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もものかんづめ(복숭아 통조림) | さくらももこ | 集英社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웃음으로 만드는 사쿠라 모모코의 꾸밈없이 코믹한 날들 속으로! 열여섯 편의 에피소드와 각 에피소드에 대한 후일담 그리고 대담으로 구성돼 있다. 첫 편은 '기적의 무좀 치료(奇跡の水虫治療)'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였는데, 무좀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어릴 적 나름의 심각했던 이야기가 너무나도 웃겨서 읽는 내내 큭큭거리기를 수차례! '새벽녘의 중얼거림(明け方のつぶやき)'에서는 작가가 그간 사지 말았어야 했던 물건들에 대한 일화인데, 17살 무렵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밤 12시에 새 거울과 빗을 들고 변소에 가면 결혼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바보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음날 오백 엔을 주고 거울과 빗을 사서 실행에 옮겼던 에피소드를 적고 있다. 어렸을 적 재..
ぼくの小鳥ちゃん(나의 작은 새) | 江國香織 | 新潮社 내게 사소한 행복이 되어준 작은 새와의 '사랑 비슷한' 동거 이야기 추운 겨울날을 배경으로 하지만, 읽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동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작은 새.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잔잔했던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새초롬한 작은 새. 조금은 제멋대로이기도 하고 때로는 질투심 가득한 작은 새.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다 읽은 후에도 한동안 마음속에서 기분 좋은 온기를 품게 해 준 작은 새. 부엌 창가, 침대 옆, 세면대 캐비넷 안…, 여자 친구가 장식해 놓은 사진을 매번 쓰러뜨리고는 '실례'라고 한 마디 건네는 요 작은 새의 질투가 어찌나 귀엽던지! 어느 날, 내 일상에도 이런 매력쟁이 작은 새 한 마리가 불시착했으면. あたしはあなたの小鳥ちゃんよね。 - p。119 나는 ..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 젊은 날 슬프고 감미롭고 황홀한 사랑 이야기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읽고 지나쳤던 것 같은데, 얼마 전 『잡문집』을 읽고 나서 『상실의 시대』를 읽다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인 와타나베 토오루가 상당 부분 하루키 자신과 일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실제로도 작가 또한 이 소설이 극히 개인적인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가령 책 읽기를 즐겨한다는 사실, 특히나 기숙사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귀게 된 나카시마 선배와의 일화는 잡문집에서도 언급한 적 있는 하루키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빨래와 다림질에 대한 일화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 등등. 문득, 이 같은 자전적 소설이 일본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얼까, 궁..
빨강머리 앤/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 루시 M. 몽고메리/ 버지 윌슨 | 세종서적 100년 동안 사랑받은 주근깨 빨강머리 소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무척이나 좋아했던 담임 선생님께서 편지에 써 주셨던 기억이 있다. 앤처럼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가 되라고. 그때부터 왠지 모르게 내 안에서는 앤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생겼고, 멋대로 앤과 친구하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앤과의 거리가 멀어졌고, 그 존재마저 머릿속에서 까맣게 잊을 즈음 재회! 2008년에 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서 새로이 발간된 100주년 공식 기념판을 만난 것이다. 더불어 앤이 에이번리 마을의 초록 지붕 집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커스버트 남매에게 입양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룬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도 함께 구입해 읽어보았다. "정겨운 세상,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네 품에 살아있다는 게 ..
아트, 도쿄 | 최재혁, 박현정 | 북하우스 도쿄 24곳 미술관이 들려주는 생생한 예술 이야기 제목을 보고 집어 든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트와 도쿄의 결합이니, 내용도 분명 흥미로울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보지 못한 곳 중에 마음에 든 몇몇 곳은 다음번 도쿄 여행의 마음속 1순위 방문 장소로 점찍어 두기도 하고, 이미 가봤던 곳은 그때 느낀 나름대로의 여운을 가지고 흥미롭게 읽어 보았다. 다만 어딘지 모르게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점이 아쉽긴 했다. 여하튼 도쿄 아트 테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친절한 책이 될 것 같다. 아트, 도쿄 - 박현정.최재혁 지음/북하우스
천사의 부름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더보기 올해가 시작되고 몇 가지 마음먹은 것 중의 하나가 꾸준히 책 읽기다. 틈만 나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대신, 책을 읽어보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이랄까. 그리하여 올해 첫 번째로 고른 책은, 기욤 뮈소의 『천사의 부름』. 사실 일전에 서점에서 기욤 뮈소의 또 다른 책인 『종이여자』를 만지작거렸었는데, 최근 그의 신작이 나와서 새로운 책부터 읽어보기로 한 것. 사실 기욤 뮈소는 예전에 도서관에서 『당신없는 나는?』, 『당신거기있어줄래요?』, 『구해줘』를 읽은 적이 있어서 친숙한 작가이기도 하다. 휴대폰이 바뀌면서 놀라운 비밀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페이지를 넘겨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역시나 흡입력 있는 전개는 여전하다. 휴대폰으..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 무라카미 하루키 | 비채 당신이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 서점에 갔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운 책이 출간된 것을 발견했다. 미발표 에세이에서부터 미수록 단편소설에 이르기까지 30여 년 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을 담은 잡문집이라고. 설날 복주머니를 열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하루키의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맞이했던 지난 신년, 후쿠부쿠로 하나를 구입하고는 무척 설레하며 뭐가 들어있을지, 가슴 두근거렸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그때의 그 느낌으로 한 편 한 편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나갔던 책.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비채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 히가시가와 도쿠야 | arte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눈은 멋으로 달고 다니십니까?" "야, 그런 소리까지 하기냐, 이 폭언 집사!" TBS 임금님의 브런치(王様のブランチ)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출간 직후 150만 부를 돌파해 영광의 1위를 차지한 책으로 소개되는 걸 TV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러고는 잊고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오고 얼마 뒤, 번역본이 발간된 걸 서점에서 발견해 읽어 보았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유머 미스터리 소설이다. 등장인물의 추리를 따라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데, 무엇보다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에게 조차 독설을 서슴없이 날리는 집사, 가게야마라는 까칠한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는 소식이 있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