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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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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 열린책들 도리언 그레이는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이고, 헨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고, 바질 홀워드는 실제 나의 모습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숭배와 그로 인해 자초하고 마는 비극적 말로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심에 서있는 세 인물 -― 고대 그리스 조각상과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젊은이 도리언 그레이와 그에게서 예술적 영감을 받고 초상화를 그린 바질 홀워드, 그리고 순수한 영혼이었던 도리언에게 젊음과 쾌락에 눈을 뜨게 하는 헨리 워튼 경 -― 을 지켜보자면, 자연스레 욕망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면모들을 떠올리게 한다. 도리언 그레이가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에 취해 그것을 영원히 지켜내고자 변질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매 순간 선함과 악함, 아름다움과 ..
어느 작가의 오후 | 페터 한트케 | 열린책들 나의 오후는 작업이 끝나는 순간 시작된다! 이 책은 작가가 12월의 오후, 그날의 작업을 마치고 집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특별한 사건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길을 걸으며 마주하게 되는 풍경과 사람들을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다분히 망상적 세계에서 허우적댄다. 그러므로 집으로 돌아온 길조차 정확하게 기억해내지 못한다. 두서없이 등장하는 현실과 환상의 이야기들 때문에, 읽으면서도 정신적으로 굉장히 소모적이었다. 나름 정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읽다가 다시 앞 문장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곱씹으며 다음 문장을 읽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래서인지 백 페이지가 조금 넘는 정도의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느낌상으로는 3권짜리 장편 소설이라도 읽은 듯한 기분이..
대위의 딸 | 알렉산드르 푸시킨 | 열린책들 러시아 문학이 낳은 가장 위대한 시인 푸시킨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산문 예술의 정점 알렉산드르 푸시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났던 게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였다. 『대위의 딸』은 그의 유일한 장편 소설로 알려져 있다. 『대위의 딸』은 청년 장교 안드레이 뻬뜨로비치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리야 이바노브나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 그리뇨프가 부임지 벨로고르스끼 요새에 가던 도중 눈보라를 만나 길을 잃었을 때 만난 농부가 훗날 반란군의 습격에 요새가 함락되고 처형을 기다리던 그의 앞에 왕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기이한 인연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후 반란군과 내통했다는 밀고로 반역자로 몰려 고초를 겪기도 하지만 결국엔 해피엔딩. 내 발목에는 족쇄가 단단히 채워졌다. 그런 다음 나는 감옥으..
향수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스물다섯 차례의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광기 어린 천재,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의 삶을 그리고 있다. 최고의 향수를 만들겠다는 일념이 빚어낸 그의 녹록지 않은 삶의 여정이 굉장히 속도감 있게 전개가 되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빠져든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무엇보다 결말이 꽤 인상적이다. 그루누이가 자신이 만든 향수를 온몸에 뿌리자, 부랑자들이 몰려들어 그의 육신을 없앤다는 설정은 파격적이면서도, 삶에 대한 인간 존재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결말인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고 싶어 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 특히나 혐오하는 대상에 조차 인정 받고자 하는 우리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애처로움마저 느껴지는 건 비단 나뿐..
동물농장 | 조지 오웰 | 열린책들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은 조지 오웰의 걸작 우화 소설 『동물농장』은 1917년 러시아 혁명에서부터 1943년 테헤란 회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러시아 역사에 걸친 정치 문제를 수법을 이용해 다룬 우화이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은 이 역사에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전형적인 인간형을 반영한다. 이를 테면, 메이지 영감은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가리킨다. 동물농장을 통해 조지 오웰이 하고 싶었던 메시지, 그러니까 소련의 공산주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당시로서 불가능했던 탓에 동물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비유적 수법을 통해 러시아 혁명의 실패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에 주목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동물농장에 초대된 이웃 농장주 대표단과의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열린책들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사랑의 송가 제 목숨마저 기꺼이 던지는 로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불같은 사랑. 어느 정도 공감은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정도면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를 넘어선 광기가 아닐까, 싶은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로테의 남편 알프레도에 대한 연민 비슷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은 베르테르니까,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온전히 사랑할 수 없는 여인을 두고 얼마나 상심하고 좌절했을지 떠올려 봤다. 누구나 짝사랑의 경험은 있으니까. 더욱이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언제나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어찌 됐든 그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말은 너무나도 참혹해서 아프다. "나는 이 세상을 떠나련다! 이것은 자포자기가 ..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 열린책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일전에 키이라 나이틀리에가 엘리자베스 베넷으로 출현했던 영화 을 본적이 있다. 극장에서 나오면서 지루했다고 불평했던 기억이 문득 난다. 집중을 하지 못했던 탓이었을까. 이 유명한 대작이 어째서 나에겐 감흥이 없었던 건지. 그래서 세계 문학들을 읽고 있는 요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다시금 읽어 보았다. 『오만과 편견』은 베넷 가의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다섯 자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 당시 영국 사회의 구혼과 결혼에 대한 세태를 엿볼 수 있고, 나아가 그 안에서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짚어보는 것이 흥밋거리다. + 내용 요약 롱본이라는 영지에서 살고 있는 베넷 가문은 과년한 딸만 다섯이 있고 상속권을..
위대한 개츠비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열린책들 환희의 시대에 불안을 직시한 작가 피츠제럴드, 도시와 인간의 이면, 희망과 좌절을 추적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뉴욕 근교의 롱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 미국 동부와 중서부 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묘사한 공간적 배경 그리고 이상주의가 물질주의로 인해 타락한 아메리칸드림의 변질된 이면을 여과 없이 서술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 내용 요약 개츠비에게는 인생의 모든 것을 다 걸만큼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가 있다. 그녀는 사랑이나 돈, 명백한 현실성 같은, 뭐든 가까이에 있는 힘에 의해서 지금 당장 인생이 완성되어 지기를 바라는 속물적 인물로 자신의 욕망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톰의 아내가 된다. 그러나 개츠비는 과거를 되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