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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7

무경계 | 켄 윌버 | 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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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간의 본질과 깨달음의 지평에 관한 가장 정교한 통찰

 

 

 

"나는 누구인가?"

 

청소년기 자아 정체감 형성과 맞물려 시작된 끝없는 존재의 탐구에도, 이 원초적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사고를 위한 의식의 틀에 단단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혹은 그것 자체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지도 모르다는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무엇인가가 그것에 이르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었음에 분명해 보인다.

 

저자 켄 윌버는 동서고금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이에 대한 실마리를 풀고 있다. 

  

 

『무경계』의 기본 메시지는 제목이 말해주는 그대로, 당신 자신의 근원적인 자각과 정체성 자체에는 본래 아무런 경계도 없다는 것이다. 당신의 근원적인 정체성을 물질로부터 몸, 마음, 혼, 영에 이르는 의식의 스펙트럼 전체에 걸쳐 있다. 달리 말하면, 가장 깊은 곳 혹은 가장 높은 곳에서 늘 그 전체(the all)를 품고 있다. 이 책은 이토록 놀라운 당신 자신의 진정한 무아적(無我的) 본질로 이끌어주는 간단한 지침서이다.    - 머리말 중에서

 

 

 

"나는 어디에 경계를 설정했는가?"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이를테면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 짓는 '최초의 경계'를 두고 하는 투쟁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실은 그것을 찾거나, 없애거나 할 필요 조차 없는 것인 줄도 모르고. 어쩐지 굉장한 단 한 가지를 놓친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긋나 버린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태초부터 구분 짓는 것을 첫 과업으로 행했던 인류에게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마땅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동서양의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다음과 같은 통찰에 이른다. 

 

실재는 무경계임에도 인간은 끊임없이 경계 짓는 것에 익숙하다. 고로 핵심은 '경계'에 있다. 안과 밖,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 짓는 그 경계선이 곧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기준과 상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디에 경계를 설정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의식의 스펙트럼이 연속적으로 세워지는 경계를 통해서 전개돼 나간다는 사실'을 깊이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으로 표현되는 현재만이 유일한 실재이고, 영원이라는 무시간의 순간이라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삶과 죽음은 그것을 바라보는 두 가지 방식에 불과하고, 결국 지금 이 순간에 있어서는 하나라고 보는 것, 그래서 삶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곧 삶에서 죽음을 수용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경계를 허무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곧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므로. 

 

 

양극이 실은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불화는 조화로 녹아들고, 투쟁은 춤이 되며, 오랜 숙적은 연인이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우주의 절반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것과 친구가 된 자리에 있게 된다.    - p.67

 

 

 

저자가 밝힌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은 상당히 흥미로우나, 그것과는 별개로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드리는 데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필요에 따라서는 여러 차례에 걸친 정독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므로 일단은 '영원한 지금'만을 마음에 품고자 한다.

 

 

 

 

무경계 - 10점
켄 윌버 지음, 김철수 옮김/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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