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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7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 다나카 마루코 |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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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어느 날 강아지 나라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당신에게 온 편지입니다. 어서 열어 보세요.

 

 

 

강아지들이 모여사는 나라. 그곳에선 모두가 멋진 옷을 입고 두 발로 걸으며 직업을 갖는다.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자신의 생각대로, 바라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며, 그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는 강아지와 주인 사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여섯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다. 덧붙여진, 여섯 마리의 강아지들이 보낸 온 편지는 픽션이나, 남겨진 주인의 마음을 따스하게 위로한다.

 

 

犬が死んだとき、あんなに悲しんではいけなかったんだ、そうしたら悲しい色がここの空に気持ちに流れてきてしまう。実感としてそう思えた。楽しかったね、時間を共有できて、いっしょに歩けて、ほんとうによかったね、そういう気持ちだけでよかったんだ。    - p. 14

 

 

 

소설 『스위트 히어애프터』를 읽고 있던 어느날을 기억한다. '강아지가 죽었을 때~'로 시작하는 대목을 읽다가 잠시 책을 내려두고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던 녀석을 끌어안았었다. 이따금 엄습해오는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나는 녀석을 더욱 자주, 꼭 안는 것으로 잠재우곤 했었으니까. 녀석의 촉감과 온기, 내음은 언제나처럼 그날의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이 행복에 마침표가 찍힐 것임을 알기에, 책 속에서 읽었던 그 대목을 되뇌며 다짐했었다. 훗날 이별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 것을, 좋았던 기억만을 한아름 떠올리기를, 그러려면 지금 마음껏 아껴줘야지,라고.

 

영영 오지 않길 바라던 그날은 몹시도 추웠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흘러 봄이 왔고, 오늘은 여름의 문턱에 다다른듯 부쩍 기온이 오른 하루였다. 하지만 나는 잠시 스치는 생각만으로도 눈에 눈물이 고이고 마는 나날을 어어오고 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 자리에 녀석만이 사라지고 나 홀로 우두커니 놓여있음에, 함께 공유했던 모든 것들에서 서서히 빛이 바래져 가고 있음에 큰 슬픔을 느낀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새삼 이별이란 참 아픈 것임을 절절하게 깨닫고 있다.

 

얼마 전, 서점 매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순간 가슴이 뛰고 코끝이 찡해 왔다. 그 길로 카페로 자리를 옮겨, 찬찬히 들여다보기 시작한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작고 얇은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 꽤 많은 양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떠난 반려견을 그리는 주인의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아서, 주인을 잊지 않고 안부를 전하는 반려견의 선한 마음이 너무도 고마워서……, 어느 것 하나도 공감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부디 녀석이 잘 지내고 있기를, 그래도 가끔은 꿈에 찾아와 주기를, 그리고 훗날 꼭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껏 담아 이 책을 읽었다. 분명 반려견과의 추억이 있는 이라면, 모두 한마음일 것이다. 한 집에서 살며 공유할 수 있었던 소소한 행복의 시간은 이제 멈췄지만, 내 마음속에 지난날의 추억이 존재하는 한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이런 마음을 강아지 나라에 있을 녀석이 알아주길.

 

 

 


나는 괜찮아.
누나는 내 마음속에 있으니까.
그렇지만 가끔 날 생각해줘.
별이 아름다운 밤, 가장 하얗고 커다란 별을 찾아 줄래?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나는 평생 세상에서 제일 누나를 좋아할게.

- p.107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 10점
다나카 마루코 지음, 마츠이 유우코 그림, 장현주 옮김/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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