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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9

오늘을 산다는 것 | 김혜남 | 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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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김혜남의 그림편지 
스마트폰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나를 표현한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저자가 파킨슨병을 앓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그 과정 안에서 자신의 힘들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삶 속의 작은 기쁨과 그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이어가고자 했던 나날의 기록에 다름없다. 그렇기에 아픈 몸으로 인한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는 날들 안에서 희망을 보고자 했던 그녀의 의지와 신념의 결과물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등 뒤에 자기만의 짐을 짊어지기 마련이다. 모양, 크기, 무게, 그 성질도 제각기여서 누구의 짐이 고된 것인지 함부로 재단하기 어렵다. 그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짐을 들쳐 메고 나아가고자 분투할 따름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꿋꿋하게 나아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이들도 심심찮게 존재하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하곤 한다. 나는 그 차이에 대하여 이따금 생각해 보곤 하는데, 역시나 그 바탕에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활력이 자리한다고 믿고 있다. 살아갈 의지, 그것의 여부는 우리 각자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든 버텨내고 굴러가게 하는, 이를테면 공기와도 같은 것이라고 여기는 까닭이다. 나아가 우리 삶엔 공기청정기 한 대쯤, 뿐 아니라 산소통 하나쯤은 반드시 대비해 두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말하자면 나를 둘러싼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 셈인데, 볕 좋은 날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키기도, 춥고 습한 날에는 창문을 닫아 둘 줄도 아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을 살뜰히 살피고 보듬을 줄 아는 현명함, 삶의 지혜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코 앞에 닥친 고통과 절망, 그로 인한 좌절의 크기가 거대한 산과 같아서 종종 그것을 망각하기도, 때로는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한다는데 확실히 어려움이 자리한다. 이것이 삶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리라.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더라도 믿고 의지할 좌표 하나만 있다면 결코 쉽게 포기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그 좌표란 것이 어느 날 문득 필요하다고 해서 혹은 적당한 곳에 점찍는다고 될 것은 아닐 것이다. 잘 해쳐 나가리라는 용기와 믿음을 바탕으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동시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을 수 있다는 삶이 가진 가변적 속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자연히 생기는 것이라고 여기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우선은 서 있는 자리에서 삶의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그것들이 쌓이고 한데 취합되어 삶의 좌표란 이름 아래 모일 것이고, 위급 시 기꺼이 우리의 산소통이 돼 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김혜남의 그림편지 『오늘을 산다는 것』은 그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의 보석 같은 글과 그림이다. 그래서 일까. 보고 읽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삶을 향한 애정은 물론, 가족을 생각하는 애틋함이 이편으로 까지 아릿하게 전해온다. 그 안에서 나는 충만한 삶을 위한 일상 속 마음가짐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만 했는데, 그와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되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이 뿌리는 자신에 대한 자존감, 삶에 대한 신념,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입니다.

- p.206 「뿌리」

 

 

 

 

 

오늘을 산다는 것 - 10점
김혜남 지음/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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