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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1

거꾸로 읽는 세계사 | 유시민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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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우리의 20세기와 전환의 순간들

 

 

 

20세기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드레퓌스 사건을 시작으로 제1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됐던 사라예보 사건, 러시아 혁명과 미국의 공황에서 나아간 세계의 대공황, 중화인민공화국을 탄생하게 한 대장정, 홀로코스트를 자행함으로써 모든 악의 연대를 이끈 히틀러, 나치 친위대의 피해자가 인종 청소의 가해자로 바뀐 비극의 땅 팔레스타인과 베트남의 두 번의 전쟁, 미국의 인종차별에 맞서 백인과의 분리를 주장한 맬컴 엑스와 통합을 주장한 마틴 루서 킹, 냉전시대 군비확장 경쟁의 중심에 있던 핵무기, 독일의 통일과 소련의 해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사건은 이제 역사가 되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비추고 있다. 더욱이 아직 그 영향력 아래에서 유효한 사건들이 산재해 있고, 인류는 고도의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핵전쟁 우려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기후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인류 존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떤 것은 ‘진화의 시간’ 속에서만 달라질 수 있다”(p.369)는 저자의 말이 엄중하게 다가온다면, 이미 그와 같은 위기의식이 삶 깊숙이에 그늘을 드리운 까닭은 아닐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안에 담긴 - 인류가 처한 위기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도모해야 할 앞날에 대한 - 함의 역시 골몰해야만 한다. 우리에게는 그래야만 할 의무가 있으니.

 

 

'우주의 시간'에서 보면 모든 것이 '헛되고 또 헛된' 일이지만 '역사의 시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인간은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고 믿으면서 불합리한 제도와 관념에 도전했다. 때로 성공했고 때로는 실패했지만, 그렇게 부딪치고 싸우면서 짧고 부질없는 인생에 저마다의 의미를 부여했다. 20세기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사는 거야. 불가능은 없어.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아! 그렇지만 나는 의심한다. 영원한 건 없어도 지극히 바꾸기 어려운 것은 있지 않나? 나는 '역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 사이에 '진화의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은 '진화의 시간' 속에서만 달라질 수 있다. '역사의 시간'에서는 바꾸기 어렵다.    - p.368, 369

 

 

 

 

 

거꾸로 읽는 세계사 - 10점
유시민 지음/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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