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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1

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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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쇠락한 작은 마을, 베어타운

가슴에 곰을 품은 사람들의 좌절과 용기,
눈물과 감동으로 얼룩진 단 하나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

 

 

 

이제 막 베어타운을 벗어나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기분이 든다. 베어타운과 그곳 사람들 틈에서 며칠 밤낮을 분노와 좌절, 기대와 감동의 어느 사이를 분주히 헤매며 돌아다녀야 했으므로. 그 숨 가빴던 시간들을 돌이켜 봤을 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진부해서 시시하다고… 너무도 작위적인 게 아니냐고 곧잘 불평하기도 했지만, 그곳 사람들에게 하키가 ‘초월을 느끼는 몇 번의 순간들’(p.205)을 위하여 제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인생에서 놓아버릴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듯, 우리 삶에서 희망을 제한다면 도무지 살아갈 의미가 무에 있으랴. 우리 모두는 그 순간을 위하여 어제와 오늘을 살았고 내일을 살아갈 존재들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제 스스로와 자신을 아끼는 가족, 친구를 위하여 기꺼이 인정을 베푼 마야의 선택을 지지하고 또 존중해 줄 수밖에 없다. 십 년 뒤 행복한 모습일 거라고 말했던 희망의 약속을 결코 저버리지 않은 그녀를 위해서 말이다.

 

 

 

“이제 너도 어둠을 무서워하게 될 거야. 죽을 때까지.”

십 년 뒤, 그 주차장은 다른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케빈의 아내는 임산부일 것이다. 마야는 그의 인생을 끝장낼 수 있는 칼자루를 손에 쥐고 몇 미터 멀리 서 있을 것이다. 그녀는 똑바로 걸어가 그의 정체를 폭로함으로써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를 모욕하고 짓밟을 수 있다. 그 순간 그녀는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있지만 그를 놓아줄 것이다. 그를 용서하거나 사면하지는 않겠지만 인정을 베풀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사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 p.559

 

 

 

 

 

베어타운 - 10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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