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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3

헌책 낙서 수집광 | 윤성근 | 이야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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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시간을 끌어안은 헌책에서 쏟아져나온
낙서와 작동사니의 박물관

 

 

 

기본적으로 타인의 흔적이란 그리 달갑지 않다. 기왕이면 새것을 좋아하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그러나 수수께끼 같은 낙서나 감상적 느낌을 적은 책 속의 흔적을 발견한다면, 숨겨진 사연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긴 어려우리라. 나 역시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 일전에 흥미롭게 읽은 『헌책방 기담 수집가』의 저자를 기억하고 있던 까닭에 과연 그 다운 책이 새로이 출간됐다는 인상과 함께 — 헌책에 담긴 각종 사연들이 몹시도 궁금해졌으니.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 중인 저자는 자신을 가리켜 — 책 제목이기도 한데 — ‘헌책 낙서 수집광’이라 칭한다. 다량의 헌책들 사이에서 종일 씨름하다 보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게 과거의 흔적 투성 일 것이니 자연스러운 흐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문장을 마주하고 있자면, 헌책들을 대하는 그의 진지한 마음이 와닿는 동시에 타인의 흔적을 지저분한 낙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흔적으로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그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더욱이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책이 가장 책다워질 때가 언제냐고 하는 질문을 받으면 읽은 사람의 이야기가 책에 남는 그 순간부터라고”(p.9,10) 적고 있어, 새삼 과거의 흔적들이 어쩌면 새것이 주는 기쁨 이상의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역시 하게 만든다.

저자의 유쾌한 문장 안에서 헌책 속 은밀한 이야기들을 만나보는 일은 소소하지만 확실히 흥미로웠다.

 

 

 

책 속 흔적이라고 하는 것은 헌책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보물이다. 새책에는 흔적이 없다. 나는 책이 가장 책다워질 때가 언제냐고 하는 질문을 받으면 읽은 사람의 이야기가 책에 남는 그 순간부터라고 말한다. 헌책에서 찾은 흔적엔 비록 유명인은 아닐지라도 평범해서 더 값진 우리들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 p.9, 10

 

 

 

 

 

헌책 낙서 수집광 - 8점
윤성근 지음/이야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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