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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3

식물적 낙관 | 김금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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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문득 일상을 돌보고 싶어지는 가뿐한 전환의 감각
인간사에 초연한 채 계절의 순환하는 존재들이 선사하는
아름답고 느긋한 낙관의 에너지

 

 

 

식물을 돌보면서 마주한 생각들의 기록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일상을 살아가는 위로와 공감을 자아내며 식물적 낙관의 세계로 인도한다. 더러는 이런저런 연유로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들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체념하면서도 물을 주며 마음 쓴 일이 결국 봄에 이르러 꽃망울을 터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 과정 안에서 무엇인가에 애정을 쏟는다는 일이 생각 이상으로 많은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또 저자는 “식물을 기를수록 알게 되는 것은, 성장이란 생명을 지닌 존재들이 각자 떠나는 제멋대로의 (때론 달갑지 않은) 모험이라는 사실이”(p.10)라고도 했다. 그런데 그 제멋대로의 모험이 실은 식물만의 일은 아니라는 것, 우리 역시 인생이라는 모험 중에 있으며 그 한가운데서 식물의 성장을 애써 돕고 지켜봤던 것처럼 그 마음 그대로 인내하며 섬세하게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게도 한다. 그것이 저자가 식물을 돌보면서 발견한 저마다의 힘, 식물적 낙관을 통한 삶의 낙관이기도 할 것이다.

 

 

 

식물에게는 지금 이곳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엄정한 상태가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역설적으로 식물들의 낙관적 미래를 만들어낸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 성장할 수 있다면 환희에 차 뿌리를 박차고 오르는 것, 자기 결실에 관한 희비나 낙담이 없는 것, 삶 이외의 선택지가 없는 것, 그렇게 자기가 놓인 세계와 조응해나가는 것. 이런 질서가 있는 내일이라면 낙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p.256, 257 나오는 말 「우리가 선택한 낙관」

 

 

 

 

 

식물적 낙관 - 10점
김금희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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