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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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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명작 스캔들 | 민승식(기획)·한지원(글) | 페이퍼스토리 도도한 명작의 아주 발칙하고 은밀한 이야기 KBS에서 작년 상반기까지 방영되었던 교양 프로그램 을 흥미롭게 본 기억이 있다. 꼬박꼬박 챙겨봤던 건 아니었지만, 간간이 지나가면서 흥미로운 작품을 소재로 할 때는 꽤나 몰두해서 보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나는 몇몇을 꼽아보면 쇠라의 나, 벨라스케스의 , 그리고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는 드가의 이야기 정도가 머리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책으로도 발간된 걸 최근에야 알고, 틈틈이 한 작품씩 읽어봤다. 그중 하나, 일상의 절묘한 순간을 포착하여 예술로 승화시킨, 일명 '결정적 순간'으로 대표되는 앙드레 카르티에-브레송. 대표작인 는 그야말로 결정적 순간을 담고 있다. 생 라자르 역 뒤편에서 물이 고인 웅덩이를 뛰어 넘어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은 담벼락에 ..
이성예찬 | 마이클 린치 | 진성북스 마이클 린치 교수의 명강의 살다 보면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이따금 있다. 그때마다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어떤 선택이 현명한 건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했던 경우 역시 있다. 그래서 이런 순간과 마주할 때마다 뭔가 내 안에서 이성과 감성에 대한 확고한 생각의 틀이나 기준 같은 것이 정립된다면 좀 더 수월하면서도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마침 코네티컷대학교 철학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린치의 기사를 접하게 됐다. 그 안에서 "이성과 감성은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 안에 공존하는 것이에요. 감성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역할이라면 이성은 우리에게 길을 제시하는 지도 역할을 하는 것이죠."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는데, 나도 모..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 미치 앨봄 | 21세기북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닫는 삶의 가치와 시간의 소중함! 자살을 시도하는 여고생, 세라 레몬과 암 선고를 받았으나 영원한 삶을 바라는 백만장자, 빅토르 들라몽트 그리고 도르가 함께하는 인생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신이 사람의 수명을 정해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죠?"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도록. - p.295 인류 최초로 시계를 고안한 도르는 그 죄로 오랜시간 동굴에 갇힌다. 그러던 어느 날 지상에 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도록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이로써 도르는 그들을 통해 자신 또한 갱생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데. # 01. 삶의 가치 지난 수요일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내 드리면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삶의 마지막 순간, 인간은 무엇을 생각할까. ..
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 요시노 마리코 | 북로드 "추억을 맡아드립니다." 아이들의 추억에 값을 매겨 돈을 주는 신비한 '추억 전당포'. 스무 살이 넘기 전 그 돈을 갚으면 추억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스무 살 이후에는 전당포는 더이상 찾을 수 없는 미지의 장소가 돼 버린다. 자연히 기억에서도 사라지게 되고. 아이들은 전당포를 드나들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상처를 보듬으면서 성장해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추억의 소중함도 알아가게 되는데. 꽤 선명하게 저장돼 있다고 자부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에서 균열을 발견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새삼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에 번쩍 눈이 뜨이기도 한다. 『반짝반짝 추억 전당포』를 읽으면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추억 전당포가 진짜 있다면 ..
동물농장 | 조지 오웰 | 열린책들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은 조지 오웰의 걸작 우화 소설 『동물농장』은 1917년 러시아 혁명에서부터 1943년 테헤란 회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러시아 역사에 걸친 정치 문제를 수법을 이용해 다룬 우화이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은 이 역사에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전형적인 인간형을 반영한다. 이를 테면, 메이지 영감은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가리킨다. 동물농장을 통해 조지 오웰이 하고 싶었던 메시지, 그러니까 소련의 공산주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당시로서 불가능했던 탓에 동물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비유적 수법을 통해 러시아 혁명의 실패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에 주목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동물농장에 초대된 이웃 농장주 대표단과의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 달 이병률 여행산문집 여행지에서 작가가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적은 글이기에 여행자 특유의 감성이 잘 버무려진 산문집이다.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탓이라고 해야 할지,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하며 나와 내 주위를 되돌아볼 수 있는 느긋한 여행이 떠나고 싶어 진다. 청춘은 한 뼘 차이인지도 모른다. 모두 그 한 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과 내가 맞지 않았던 것도, 그 사람과 내가 스치지 못했던 것도…… 청춘의 모두는 한 뼘 때문이고 겨우, 그 한 뼘 차이로 인해 결과는 좋지 않기 쉽다. 청춘은 다른 것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다른 것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것이며 그렇다고 사랑으로도 바꿔놓을 수 없는 것이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지음/달
新しい靴を買わなくちゃ | 北川悅吏子 | 幻冬舍文庫 별 생각 없이 봐서 그런지 기대 이상이었던 영화 . 하긴, 가만 생각해보니 중·고교시절 줄곧 마음속에 품고 있던 파리가 배경이라는 이야기에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보는 내내 대학 입학 후, 처음 가본 파리에서의 추억들도 새록새록 피어났고. 역시 파리는 뭘 해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일본 영화답게 스토리는 잔잔하다. 인생의 시련을 겪은 여인의 삶에 갑작스레 등장한 한 남자. 그들 사이에는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상처를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강한 끌림이 있다. 여기에 영상미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요즘 내 감성에 딱 맞는 영화일 수밖에. ***** 줄거리 우연을 운명으로 이끌었던 나의 구두, 오늘부터 나의 파리는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예술이 좋아 어린 나이에 파리로 건너온 파리지엔느 프리랜..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사 '달린다'는 것은 하루키에게 문학과 삶을 향한 치열한 도전이었다! 소설가로서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인 재능. 그러나 그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집중력과 지구력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그의 꾸준한 달리기가 상당 부분 기여를 했던 거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 쓰기는 육체노동이다'라고 말한다. 즉,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꾸준하게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강인한 집중력과 지속할 수 있는 지구력 향상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자신의 인생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이다. 그러므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