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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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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열린책들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사랑의 송가 제 목숨마저 기꺼이 던지는 로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불같은 사랑. 어느 정도 공감은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정도면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를 넘어선 광기가 아닐까, 싶은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로테의 남편 알프레도에 대한 연민 비슷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은 베르테르니까,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온전히 사랑할 수 없는 여인을 두고 얼마나 상심하고 좌절했을지 떠올려 봤다. 누구나 짝사랑의 경험은 있으니까. 더욱이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언제나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어찌 됐든 그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말은 너무나도 참혹해서 아프다. "나는 이 세상을 떠나련다! 이것은 자포자기가 ..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 열린책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일전에 키이라 나이틀리에가 엘리자베스 베넷으로 출현했던 영화 을 본적이 있다. 극장에서 나오면서 지루했다고 불평했던 기억이 문득 난다. 집중을 하지 못했던 탓이었을까. 이 유명한 대작이 어째서 나에겐 감흥이 없었던 건지. 그래서 세계 문학들을 읽고 있는 요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다시금 읽어 보았다. 『오만과 편견』은 베넷 가의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다섯 자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 당시 영국 사회의 구혼과 결혼에 대한 세태를 엿볼 수 있고, 나아가 그 안에서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짚어보는 것이 흥밋거리다. + 내용 요약 롱본이라는 영지에서 살고 있는 베넷 가문은 과년한 딸만 다섯이 있고 상속권을..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 문학동네 작가 신경숙이 들려주는 명랑하고 상큼한 유머, 환하게 웃다가 코끝이 찡해지는 스물여섯 개의 보석 같은 이야기! 스물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를 한데 묶은 거라, 부담 없이 하나씩 읽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에 마음속으로 맞장구치기도 하고, 웃음 나는 이야기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기도 했으니까. 반대로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면서, 책 읽는 동안 정말 내가 달이라도 된 것처럼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지음/문학동네
당신이 선 자리에서 꽃을 피우세요 | 와타나베 가즈코 | 작은씨앗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을 어떻게 쓰느냐와 같습니다 가끔은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하다. 벌어진 상처를 흉터 없이 잘 아물게 할 지혜로운 목소리도 때때로 필요하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주위를 둘러보면,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양 외로운 마음이 들어 더욱 낙심하곤 한다. 꽃을 피울 수 없을 때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세요 다음에 피울 꽃이 더욱 탐스럽고 아름답도록 준비를 하는 겁니다. - 와타나베 가즈코 와타나베 가즈코 수녀의 『당신이 선 자리에서 꽃을 피우세요』는 그럴 때 읽어보면 좋을만한 따뜻한 책이었다.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싹을 기꺼이 자신의 삶을 통해 말씀하시기에 말이다. 덕분에 무시무시한 비 바람이 내려쳐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깊고 단단한 삶의 뿌리를 내려야..
위대한 개츠비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열린책들 환희의 시대에 불안을 직시한 작가 피츠제럴드, 도시와 인간의 이면, 희망과 좌절을 추적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뉴욕 근교의 롱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 미국 동부와 중서부 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묘사한 공간적 배경 그리고 이상주의가 물질주의로 인해 타락한 아메리칸드림의 변질된 이면을 여과 없이 서술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 내용 요약 개츠비에게는 인생의 모든 것을 다 걸만큼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가 있다. 그녀는 사랑이나 돈, 명백한 현실성 같은, 뭐든 가까이에 있는 힘에 의해서 지금 당장 인생이 완성되어 지기를 바라는 속물적 인물로 자신의 욕망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톰의 아내가 된다. 그러나 개츠비는 과거를 되돌..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턴 | 열린책들 19세기 뉴욕의 세밀한 풍경화이자 작가의 자화상 19세기 뉴욕의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꽤 흥미로우면서도 여운을 남긴다. 특히나 작가의 세밀한 관찰력을 통한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 가부장적이고 폐쇄적인 뉴욕 상류 사회에 온전히 녹아들 수 없었던 엘렌 올렌스카는 언제나 문제의 중심에 서 있다. 어느 순간, 엘렌 올렌스카에 감정이입을 하며 글을 읽어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어째서였을까. "나는 자유를 얻고 싶어요. 과거를 모두 지워 버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엘렌의 간절한 마음이 통해서였을까. 아니면 위선적 관습으로 가득 찬 숨 막히는 뉴욕 상류 사회의 희생양을 구해내고 싶은 열망이 내 마음 어딘가에서 꿈틀대고 있었던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루이스 캐럴 | 열린책들 상상력과 호기심의 한계를 허물어 버린 루이스 캐럴의 대표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의 시작은 강둑에 앉아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앨리스 옆으로 눈이 빨간 흰 토끼가 달려갔고, 이를 본 호기심 많은 앨리스가 토끼를 쫓아 토끼 굴 속으로 들어가면서부터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이상한,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몸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신기한 체험은 물론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만남으로써 환상적인 모험은 한층 극대화된다. 그 다채로운 이야기 안에서 앨리스와 더불어 한바탕 신비로운 꿈이라도 꾼 느낌이다. 과연 루이스 캐럴의 놀랍고도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부디 오늘 밤 이상한 나라든 거울 나라든, 신비로운 모험을 떠날 수 있기를. 그리하여 꿈에서 깼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경찰을 피해 숨어 다니는 도둑 삼인방 쇼타·아스야·고헤이. 어느 날 숨어있기에 알맞은 장소를 알고 있다는 쇼타를 따라 한 폐가에 들어서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기적과 감동의 무대인 '나미야 잡화점'이다. '나미야'라는 잡화점 이름 탓에 '나야미(悩み, 고민)'도 상담해주냐는 아이들의 말장난을 계기로, 사람들은 하나 둘 이곳에 자신의 고민을 담은 편지를 보내온다. 그러면 잡화점 주인은 그 고민을 들어주고 나름의 해결책도 궁리해서 손수 답장을 적어줬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사십 년이 지난 그래서 더 이상 주인도 없이 텅 빈 오늘, 바로 이곳에 느닷없이 고민을 상담하는 편지가 날아들고, 놀란 도둑 삼인방은 반신반의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