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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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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흐른다 | 로랑스 드빌레르 | FIKA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모든 삶은 흐른다』의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바다를 바라보며 삶을 이해하라고 한다.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 있으면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인 삶 속에서 “파도처럼 살아가면 그뿐이”(p.50)라고. 그것은 곧 물러가고 밀려오는 것에 개의치 않는 파도처럼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이든 자연스럽게 마주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한 척의 배에 몸을 실은 나는 이 배의 선장이 되어 닻을 올린다. 그러나 순항도 잠시, 잔잔했던 물결이 이내 거칠어진다. 휘몰아치는 태풍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암초나 거대한 빙하에 부딪히기도 하며, 배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푸른 바다가 한순간에 좌..
낭만적 은둔의 역사 | 데이비드 빈센트 | 더퀘스트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코로나 시대로 이전보다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 『낭만적 은둔의 역사』는 한층 흥미롭게 다가온다. 수 세기 동안 혼자인 시간을 사람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보내왔는지, 앞서 살아간 이들을 통해 은둔의 역사,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그것은 곧 시간의 장벽을 넘어 오늘 우리 앞에 놓인 혼자인 시간에 대하여 생각하게 함으로써 ‘고독’을 말하고 있다. 요한 치머만은 “최고의 힘은 유연한 고독에 있다. 그것으로 타인의 존재도, 타인의 부재도 견딜 수 있다.”(p.324)고 했다. 고립이 아닌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p.323) 즉, 고독의 시간을 잘 가꿔나가고자 하는 데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하..
빅터 프랭클 | 빅터 프랭클 | 특별한서재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빅터 프랭클의 인생과 철학 정신요법 제3 빈 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를 창시한 빅터 프랭클의 자서전이다. 엄격하면서도 인자하셨던 부모님 아래, 정신과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추억한다. 이후 의사로서의 삶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가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지난날을 담담히 회고한다. 무엇보다 수용소 안에서의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회상하며 ‘죽음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p.17)는 깨달음이 로고테라피 창시의 초석이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앞서 - 고통 속에서 좌절하기보다는 그럼에도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노력의 끈을 놓지 않음으로써, 훗날 전세계 강연 여행을 가능하게 했던 - 그의 또 다른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헌책방 기담 수집가 | 윤성근 | 프시케의숲 사연 있는 책을 찾아드립니다 수수료는 당신 삶의 이야기!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의뢰받은 책을 찾아준다. 단, 그 책에 얽힌 사연을 수고비로 받고 있는데, 그것을 한데 묶은 것이 『헌책방 기담 수집가』이다.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 책을 찾기까지의 여정, 그 수고스러움 같은 것은 뒤로하고 - 매우 근사한 작업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러고는 이내 책들에 얽힌 사연들이 무척이나 궁금해져서 읽지 않고는 못 배겼음을 밝혀둬야겠다. 그렇게 한동안 책에 얽힌 사연을 마주하며, 그간의 내가 이런저런 책들 사이에서 느꼈던 어떤 마법과도 같았던 일이 한 낱 우연이나 신기루 같은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연(緣)의 일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놀랍도록 시기적절하게 나타나 돌파구가 되어 준 몇몇 책들이 떠오..
떨림과 울림 | 김상욱 | 동아시아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 나아가 우주를 헤아려본다. 그 안에서 자연스레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은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p.7)고 앞서 밝힌 바 있다. 체감상 그 거리감으로는 물리나 우주나 크게 다를 바 없는 나로서는 그 말이 터무니없게 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게 가능하기만 하다면야, 싶은 기대감을 품게 한 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이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선사함에 대단히 매력적인 글이었음은 분명했다. 이를테면 죽음과 우주, 그 안의 인간 존재의 이야기가 말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으면 육체는 먼지가 되어..
벨 에포크,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 | 심우찬 | 시공사 셀럽과 스타가 탄생하고, 백화점과 루이 뷔통과 샴페인이 브랜딩의 태동을 알리던 인류의 전성시대 ‘르네상스 시대와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시대’(p.19)로 일컬어지는 벨 에포크(Belle Époque). 저자는 그 눈 부셨던 파리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때는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1914년 이전을 말한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유럽을 너머 미국 등 전 세계에 걸친 사회∙경제적 구조에 변혁을 가져왔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기술의 혁신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고, 그 안에서 사람들 마음속에 타오르는 소비욕을 전방위적으로 자극하는 시대로 나아갔다. 더불어 문화 예술이 꽃피는 시기이기도 했는데, ‘현실과 괴리된 고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주변에..
공부란 무엇인가 | 김영민 | 어크로스 평생 공부하는 삶은 우리에게 어떤 탁월함을 선사할까?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통찰 무언가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정진한다는 일이 흔히 말하는 공부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게을리해서는 안 될 그것을 과연 어떤 식으로 행해야 현명한 걸까. 지난날 대개의 공부란 것은 늘 결과에만 집중해 있었다. 물론 그것의 중요성을 아예 배제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만, 수단으로써의 공부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목적성과 순수성을 잃은 것은 그 무엇이 됐든 께름칙함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그즈음이 개인적으로는 대학에 들어가고 어느 정도의 해방감을 만끽한 뒤 한 숨 돌리던 차에 처음 의식됐던 걸로 기억한다. 그것은 곧 지금까지의 공부가 내가 한 것이 맞기는 하지만 스스로가..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김세라 | 보아스 문학작품 속에서 상처 치유의 길을 읽다! 입때껏 문학작품 안에서 만나온 인물들을 떠올려 보았다. 유독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을 읽기는 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힌 인물도 있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한때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인물이 어느 순간 빛바래져 있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더러는 있어 왔다는 데에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사람이 좋아져 만나고 그 마음이 느슨해져 헤어지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동시에 그 인물을 만났던 시기의 나를 둘러싼 환경, 내 안의 결핍 혹은 충만의 심리 상태나 관심사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 결합되어 나타난 화학 작용의 결과 같은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어떤 때에는 특정 인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