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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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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 로맹 가리 | 마음산책 베네치아 광대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 기록한 모험, 농담, 사랑의 지독한 성장담 『마법사들』은 18세기 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떠나 러시아로 이주한 광대 집안의 이야기다. 당시 유럽 사회를 휩쓸던 변혁의 물결 안에서 살아가야 했던 자가 일가와 그 집안의 마지막 후손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인 포스코 자가의 성장과 모험을 주로 한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겨우 세 살 반 많은 새엄마 테레지나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유년기를 넘어 평생에 걸친 단 하나의 사랑으로 간직하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그가 테레지나와 함께 보냈던 날들을 회고하며 그 시간들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 중 설레도록 근사한 대목이 있어 옮겨 본다. 사는 기쁨으로 대기에 풍선이 한가득 날아오르는 듯한 시간이었고, 말 한 마디, 웃음 한 도막, 심작박동 한 ..
어린 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홍신문화사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어린왕자는 여우를 만나 알게 된 소중한 진리 ―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므로,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 ― 를 '나'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당부한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위해 소비한 시간 즉,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는 곧,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넌 아직 나에게는 다른 수많은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불과해. 그래서 나에겐 네가 필요없어. 또 너에게도 내가 필요없겠지. 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파트릭 모디아노 | 문학동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기억의 어두운 거리를 헤매는 한 남자의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정 어쩌면 삶이란, 그런 것만 같다. …지워져 가는 것이고, 그로 인한 신비가 우리의 삶을 한결 아름답게 만든다고. 한 어린 소녀가 황혼녘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해변에서 돌아온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계속해서 더 놀고 싶었기 때문에 울고 있다. 그 소녀는 멀어져간다. 그녀는 벌써 길모퉁이를 돌아갔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 또한 그 어린아이의 슬픔과 마찬가지로 저녁 속으로 빨리 지워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 p.262 소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 나선 한 기억상실자의 이야기다. 기억을 찾기 위한 몇 가지 단서에 의존한 채 시작된 추적은 차츰 진전을 보이는 듯싶지만, 불확실성의 미궁에 빠..
브루클린의 소녀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결혼을 약속한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를 찾아 나선 길, 놀라운 비밀이 베일을 벗는다 그녀는 왜 지난날을 버리고 전혀 다른 누군가가 되고자 했을까? "모두 내가 저지른 짓들이야.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할 수 있어?" 라파엘은 자신의 의심에서 시작된 다툼이 몰고 올 후폭풍을 알지 못한다. 오직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이상, 안나의 과거를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으므로. 그렇게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고, 이후 안나는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이에 라파엘은 이웃이자 전직 형사 출신의 마르크와 함께 그녀를 찾기 위한 추적을 시작하면서, 『브루클린의 소녀』는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의문의 실종 혹은 살인이 벌어지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추적해 나가는 식의 레파토리는 추리소설의 공식과도 같다. 여..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 문학동네 열네 살 소년 모모가 들려주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의 비밀!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건물의 칠층. 이곳은 아랍인 소년 모모가 사는 곳이다. 그리고 창녀의 아이들을 키워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로자 아줌마의 거처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모모 역시 어느 창녀의 자식인 것이다. 로자 아줌마는 유태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에 수용됐었다.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여전히 지난날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살아 돌아온 뒤에도 몸을 팔아먹고 살았는데, 나이 탓에 매력을 잃어가자 창녀의 자식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몸이 극대로 쇠약해져 매일같이 칠층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모모는 생각한다. 그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에서 살 만한 자격이 있는 여자라고. 열 살(실은 열네 ..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 아녜스 르디그 | 푸른숲 유머와 감동이 매복되어 있는 절름발이 인생등의 해피엔딩 로드 "절대 두 손 들지 마라,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일 수도 있다." 홀로 세 살 난 아들, 뤼도빅을 키우는 줄리는 이제 겨우 스무 살이다. 자신의 꿈을 중단한 채, 생계를 위해 슈퍼 계산원으로서의 고단한 삶을 사는 중이다. 그러던 그녀 앞에 불현듯 늙은 신사 폴이 나타난다. 이제 막 부인과 갈라선 후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고자 하는, 그러나 현실은 혼자서는 장보는 것조차 익숙지 않은 인물이다. 어쨌든 이들의 우연한 만남은 폴의 식사 제안에 줄리가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응하게 되면서, 함께 브르타뉴로 휴가를 떠나게 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의사이자 폴의 아들인 제롬이 동행하게 되는데, 그 역시 우울증을 앓던 아내의 자살로 심신이 ..
꾸뻬 씨의 사랑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열림원 사랑해서 슬프고, 사랑해서 기쁜 모든 이를 위한 꾸뻬의 처방전! 삶에서 이루는 행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랑'. 그러나 이 사랑이란 것은 때때로 우리에게 쓰라린 고통을 선사한다. 그런 탓에 바라던 행복은커녕 깊은 절망감에 사로잡히는 날도 더러는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그 고통의 시간들을 망각하기라도 한 것처럼 여전히 또 다른 사랑을 꿈꾼다. 사랑에 지친 사람들은 마지막 사랑을 간절히 원한다.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누군가를 만나면 그것이 평생 함께할 마지막 사랑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안정된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시작되는 사랑의 설렘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설렘 후의 고통들을 뻔히 알면서. - p.17 『꾸뻬 씨의 사랑 ..
지금 이 순간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의 판타지 심리스릴러! 1년에 단 하루만 주어진다면 당신은 삶과 사랑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 시간의 장벽 앞에서 우리의 사랑은 과연 영원한 현재형일 수 있을까? 소설 『지금 이 순간』은 주인공 아서 코스텔로가 아버지로부터 24방위 바람의 등대와 집을 유산으로 물려받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지하실 철문을 절대 열지 말라는 아버지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그 철문을 열면서 등대의 저주에 걸리고 만다. 그것은 24차례에 걸쳐 오직 1년에 하루만을 살 수 있다는 것! 아서는 시간여행에 얽힌 등대의 저주로부터 벗어나고자 동분서주하는데…. 속도감 있는 흥미진진한 전개는 끝을 향해 갈수록 자연히 그에 상응하는 반전의 묘미가 십분 발휘된 결말을 기대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