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랑스문학

(3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 민음사 프랑수아즈 사강이 그려 낸 사랑, 그 난해하고 모호한 감정 오랜 연인 사이인 폴과 로제 사이에 젊은 청년 시몽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룬 소설이다. 사실 삼각관계라는 설정이 자칫 진부하고 통속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그러함을 감안하더라도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읽어볼 만한 하다. 각기 인물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포착함으로써 그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까닭이다. 가령 이런 것이다. 로제는 연인인 폴을 속이고 다른 여자와 릴에서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다. 그러나 폴이 친구 부부네 집에서 브리지 게임 따위를 하며 주말을 보냈을 거라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시몽과 브람스 연주회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당신 그 풋..
꾸뻬 씨의 시간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열림원 누군가의 1초는 행복하고, 누군가의 1초는 권태롭다 현재를 살아라, 영원한 것처럼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마음속 시계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 혹은 느린 속도로 흐르는 것에 심한 피로함을 느끼는 일이 더러 있다. 그렇다면, 이런 스트레스에서 한결 자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선 어찌해야 할까. 하지만 그전에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곗바늘의 움직임은 어느 누구에게도 공평하다는 것, 그리고 그 공평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행복하고 권태롭고의 차이는 스스로에 달려있다는 사실 말이다. 꾸뻬 씨의 시간 여행에 동행하면서, 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며칠이 꽤 흥미로웠다. 우선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지. 현재가 곧 영원이며, 그것이 전부인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끼도록 애써본다. -p.276 꾸뻬..
꾸뻬 씨의 인생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열림원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 정신과 의사의 특별한 인생론! 아이의 눈을 통해 바로본 어른들의 삶과 아이를 통해 배우게 되는 진정한 인생 제목이 '인생 여행'이라서 다소 무겁고 뭔가 대단할 것 같은 이야기를 다룰 것 같지만, 모두가 아는 평범한 인생의 진리 혹은 너무 당연해서 외려 망각하기 쉬운 삶의 원칙들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부담없이 읽으면서도 그간 나는 얼마나 충실하게 삶을 살아왔고, 놓치고 지나온 건 없는지 자연스레 자신의 뒷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꼬마 꾸뻬라는 아이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평범한 삶의 원칙들이 진부하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가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들이 신선하게 느껴져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동시에 하나씩 배워 나가며 ..
사랑하기 때문에 | 기욤뮈소 | 밝은세상 젊은 날을 사로잡은 슬픔과 분노, 그 뿌리 깊은 상처를 감싸는 깊고 따스한 시선……. 기욤 뮈소의 소설을 여러 편 읽다 보니, 분명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어딘가 모르게 흐름의 유사성이 있어서 참신함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시기가 있었다. 물론 시공간을 넘나드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인만큼은 언제나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었지만. 어쨌든 기존의 익숙한 작가 말고 새로운 작가의 글을 읽고 싶단 생각과 맞물려 한동안 그의 소설을 의도적으로 피했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다시 펼쳐 든 소설이 『사랑하기 때문에』였다. 역시나 눈에 띄는 건 철저하게 계산된 치밀한 구성이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전개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달까. 그리고 어찌 보면 황당무계할 수도 있는 판타지적 요소마저, 그의 소..
그 후에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단숨에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충격적 스토리,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감동! 그간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어 오면서, 어느새 내 안에서 꽤 친숙한 작가가 됐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사랑의 테마를 줄곧 다루고 있지만, 언제나 흥미롭게 술술 읽고 있다. 이번에 읽은 『그 후에』 역시 마찬가지. 특히 역자 후기에 보니, 작가가 사경을 헤맬 정도로 심한 교통사고를 당하고 난 이후에 쓴 글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죽음을 눈앞에 둔 네이선을 통해 잠시나마 그 경계에서 위태롭게 서 있던 그가 마주했을 죽음에 대한 깊은 고뇌가 진솔하게 다가왔다. 덕분에 세상에 온전하게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축복받을 일임을 새삼 느낀다. 그동안 얼마나 불만 가득한 삶을 살아왔던가. 일이 너무 많다고, 세금이 너무 많다고, 제약이 너무..
꾸뻬 씨의 행복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열림원 모든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행복이다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며칠 간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 동행하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했던 것 같다. 머리로는 그의 배움에 백 퍼센트 동의하면서도 그것을 그대로 나에게 적용하려고 하면 미묘하게 어긋나는 구석이 있었던 탓이다. 아직 나에겐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 두려움과 내면의 문제는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꾸뻬 씨의 말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 찾을 수 있는 나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해 가자고, 그리하여 마음속 빈 공간들을 조금씩 채워 나가자고 다짐해본다. 결국 행복과 불행, 어느 길로 들어설 것인지는 온전히 자기 자신에 달려있음을 명심하면서..
천사의 부름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더보기 올해가 시작되고 몇 가지 마음먹은 것 중의 하나가 꾸준히 책 읽기다. 틈만 나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대신, 책을 읽어보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이랄까. 그리하여 올해 첫 번째로 고른 책은, 기욤 뮈소의 『천사의 부름』. 사실 일전에 서점에서 기욤 뮈소의 또 다른 책인 『종이여자』를 만지작거렸었는데, 최근 그의 신작이 나와서 새로운 책부터 읽어보기로 한 것. 사실 기욤 뮈소는 예전에 도서관에서 『당신없는 나는?』, 『당신거기있어줄래요?』, 『구해줘』를 읽은 적이 있어서 친숙한 작가이기도 하다. 휴대폰이 바뀌면서 놀라운 비밀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페이지를 넘겨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역시나 흡입력 있는 전개는 여전하다. 휴대폰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