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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5

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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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나는 사랑합니다
계절을, 계절의 냄새들을
내 옆에 있는 사람을

 

 

 

 

평온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행복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때때로 비일상에서의 기쁨이 갑절은 더 기다려지는 순간들이 있다. 가령 푸른 섬 해안도로를 달리며 맡았던 바다 내음이 주는 상쾌함 같은 거다. 별 거 아니지만, 또 별 거인 게 되는 것이 바로 비일상이 주는 특권이기도 하니까. 그러므로 떠나고 싶단 말을 모르는 사이 나지막이 내뱉는 순간이 온다면, 주저 말고 떠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평소보다 한 뼘 더 솔직하고 용기 있고 의욕적인 내가 좋고, 그런 나를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하는 낯선 곳이 좋은 연유다. 그것만으로도 떠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일상의 경계 너머에서 마주한 풍경 그리고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의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잔잔하면서도 미묘하게 파동을 일으키는 이병률 시인만의 문장들이 더해졌기에 한층 설레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여행의 주체가 다른 어느 것도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길 희망한다면, 이병률 시인처럼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역시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밤이다.

 

 

 

여행은 사람을 혼자이게 해. 모든 관계로부터, 모든 끈으로부터 떨어져 분리되는 순간, 마치 아주 미량의 전류가 몸에 흐르는 것처럼 사람을 흥분시키지.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풍성한 상태로 흡수를 기다리는 마른 종이가 돼. 그렇다면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 곳에서, 그 낯선 곳에서. (…) 결국 사람이 먼길을 떠나는 건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겠다는 작은 의지와 연결되어 있어. 일상에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저기 어느 한켠에 있을 거라고 믿거든.    - 「여행은 인생에 있어 분명한 태도를 가지게 하지」 중에서

 

 

 

 

 

내 옆에 있는 사람 - 8점
이병률 지음/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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