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린 마음의 낱말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다!
'마음'과 관련한 낱말들을 시인 특유의 감성과 직관으로 재정의해 놓은 『마음사전』.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다!'라는 저자의 외침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왜 필요한지 절감하기에, 더욱이 평소 무심코 내뱉던 낱말들을 곱씹어 보는 일은 언뜻 대수롭지 않은 일 같아 보여도 결코 그렇지만은 않음을 이제는 안다. 그것은 곧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타인의 마음을 바르게 헤아릴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과도 자연스레 연결된다는 것까지도. 그런 의미에서 마음의 낱말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일은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가령 '중요하다 : 소중하다', '행복 : 기쁨', '소망 : 희망' 등의 낱말이 가진 작은 차이를 밝혀보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일상에서 이같은 낱말들을 무디게 혼용하고 있지 않은가. 찬찬히 따져보면 얼추 비슷한 의미인 것 같은 이들 사이에도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다. 이는 곧 서로 다른 결론을 도출하기도 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이야기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보다는 조금 더 예민하게, 섬세한 접근을 통해 선별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무심한 무심함
겸연쩍기 때문이다. 진지한 것도 열정적인 것도 성취하는 것도, 오직 낯간지럽기 때문이다. 정색하는 모든 순간이 끔찍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무심함에 익숙해져서 그 방면에 관한 한 일인자가 된다. 그는 그래서 소탈해질 수밖에 없다. 일상의 허접함도 괜찮으며, 그저 그런 삶에 식구들의 눈총이 따가워도 뭐가 어떠냐고 소탈하게 웃어 보인다.
- 「23. 무심함의 일곱 빛깔」 중에서 p.268
+ 덧붙여서.
살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대개는 나란 존재, 내 진짜 목소리 그러니까 '마음'과 관련한 경우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란 생각에 때론 멋대로, 때론 무심하게 행했던 탓은 아니었는지. 뭐든 가벼워지고 신속해지는 것이 미덕인 양 비춰지는 시대지만, 적어도 마음과 관련해서 만큼은 진중한 태도로 여유를 가지고 어루만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그 편이 나뿐 아니라, 내 주변과 그들의 울타리까지도 이롭게 하는 것임을 알기에. 그러므로 나 역시 마음의 경영을 이 생의 목표로 내달려야겠다.
마음사전 - 김소연 지음/마음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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