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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7

기사단장 죽이기(전2권)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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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현실과 관념의 경계를 꿰뚫는 이야기의 힘
대범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무라카미 하루키 월드의 집대성

 

 

 

현현하는 이데아와 전이하는 메타포의 방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그 중심에는 저명한 일본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가 있다. 삼십 대 중반의 초상화가인 '나'는 그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이내 '이 그림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권 p.110)고 직감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 앞에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실재, 실제와 환상을 넘나드는 세계 안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당면한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만 한다는 믿음만이 존재할 뿐.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혼란과 시련, 상실의 연속 안에서도 삶을 다시금 일으켜 세울 무언가가 존재하는한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 이전 소설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이례적인 ― 결말 역시, 그 믿음에 보다 힘을 실어주고자 했던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이 세계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는지 몰라."

하지만 적어도 무언가를 믿을수는 있어."

- 2권 전이하는 메타포, p.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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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타 작가의 소설이었다면 비교적 후한 소감을 내비쳤을 텐데, 무라카미 하루키이기에 남는 아쉬움이 있다. 다소 과도한 기대가 불러온 반작용의 결과겠지만, 여태껏 그가 쌓아온, 그래서 누려온 것들의 무게이기도 할 것이니 마냥 이쪽 탓만 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새로운 소설이 발간된다면, 또다시 조금의 망설임 없이 읽고 있을 것을 안다. 그때는 부디 아쉬움의 탄성이 나오지 않기를.

 

 

 

 

 

 

[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 8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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