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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今日も怒ってしまいました(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益田ミリ | 文春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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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화를 내는 일은 날마다 가볍게 찾아오는 것

 

 

 

저자는 화를 내고 말았던 자신의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며, 당시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 일화들을 차례로 만나다 보면, 그 대상은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일 때도 있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가까운 이에게서 비롯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러는 그 화가 자신을 향해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로 인한 화는 잠시 스쳐 지나고 마는 별 것 아닐 때도 있지만, 며칠을 끙끙 앓을 정도로 치밀어 오르는 화일 적도 있다. 그러고 보면, 일상에서 ‘화’라는 것이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감정인지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머리말에 보면, 작가는 이렇게 적고 있다. ‘그 화에 슬픔이 포함되어 있는지? 혹 그렇지 않다면, 그 화는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그러니 구원받을 수 있다고.’ 그 말이 묘하게 마음에 와닿았다. 그 문장들을 읽으면서, 유독 나를 아프게 했던 화에는 대개 슬픔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순간 번뜩했던 것이다.

 

근래의 나는 화가 나더라도 웬만하면 드러내지 말자는 주의다. 얼굴의 작은 표정이나 사소한 행동까지 철저하게 숨기지는 못하는 성미인지라 어설프기 짝이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노골적으로는 화를 표출하지 말자고 늘 다짐한다. 화를 내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차라리 무시하는 편이 덜 소모적이라고 생각하면서. 화를 내서 모든 게 다 제자리를 찾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걸 알아버린 체념이랄까. 한층 감정만 상한 채, 오히려 이후 관계 혹은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기 십상인 이유도 부인할 수 없겠다. 그러나!! 평소의 다짐이 무색하게 도저히 무시가 되지않는 화들이 일상에서 곧잘 출몰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럴 땐 역시 화를 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기왕이면 최대한 이성적으로,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하고 그에 수긍한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해 주기를 바라면서.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들은 일상의 어떤 찰나, 그 사소한 순간에 느끼는 감정에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탁월하다. 『今日も怒ってしまいました,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풀어놓은 화가 나던 순간들과 그날에 느꼈던 감정 고백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고 고민했던 부분과 맞닿아 한층 공감을 자아낸 이유일 것이다. 더불어 화가 났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고 상황에 대처해 나갈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에세이였다.

 

 

 

怒りだけの怒りは救われている。いちばん苦しい怒りは「哀しみ」が入っている怒りだ。わたしは眠れないほどに怒っている自分自身にいつも質問する。「その怒りに、哀しみはあんの?」哀しみが含まれていないなら、そんなにたいした怒りではないのだ。    - p.4

화뿐인 화는 구원받을 수 있다. 가장 괴로운 화는 '슬픔'이 들어 있는 화다. 나는 잠자지 못할 정도로 화가 나 있는 스스로에게 늘 질문한다. '그 화에, 슬픔은 있는지?' 슬픔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그렇게 대단한 화는 아닌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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