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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1

이해인의 말 | 이해인·안희경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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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재작년과 작년에 걸친 이맘때, 이해인 수녀님의 책과 함께 하면서 이런 영광을 다시금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는데 감사하게도 재차 수녀님의 따끈한 신작과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었다. 어찌나 설레고도 기쁜 일이었는지! 더욱이 이번 책은 저널리스트 안희경과 수녀님의 인터뷰 대담집으로, 오랜 수도생활 안에서 다스리고 가다듬으시어 품어 온 생각과 말씀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여서 보다 뜻깊고 값진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특히나 수도자로서의 삶을 되돌아보시며, ‘수도 생활을 50년 하고 난 제 심정이 어떠냐 물으면 “담백한 물빛의 평화를 느낀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p.55)’라는 말씀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수도자이기도 하지만, 시인이시기도 한 그분이기에 할 수 있는 표현이지 않을까, 감탄하면서!

고독하지만 믿음의 대상이 있기에 외롭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넘어 모두를 감싸 안는 보편적 사랑의 열매를 맺으신 수녀님의 말씀 안에서 한 해 동안의 나를 되돌아보고 나아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21년을 맞이해 본다. ‘우주 만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에 더욱 답은 사랑입니다.(p.295)’라는 말씀을 고이 품고서.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수녀들은 항상 주위에 “감사가 더 깊어지고 사랑도 애틋해지고 기도도 간절해지는 내일을 사세요”라고 얘기해왔습니다. 저도 강의할 때마다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것들에 새롭게 감사하고 새롭게 감탄하는, 그래서 당연하지 않은 듯 사는 것이 행복이다”라고 말하곤 했지요. 정말 실습해야 할 때가 지금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전부 코로나 수련생입니다. 당연한 것을 못 하고 있죠. 외출, 면담, 등교, 사람 만나고 차 마시는 것…… 제일 많이 듣는 단어는 거리 두기, 방역, 감염 같은 부정적인 말들이잖아요. 요즘 ‘방구석’이라는 단어가 자꾸 등장합니다. 방구석 전시, 방구석 콘서트, 방구석 간담회. 문득 파스칼의 말이 뇌리를 스쳤어요. ‘현대인의 비극은 어쩌면 그들이 골방의 영성을 잃어버린 데서 왔을 것이다.’ 코로나가 오기 전에 우리는 다들 집 밖으로 나돌았습니다. 자기를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죠. 저는 수도자만이라도 골방의 영성을 좇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구석에 있는 이 시기를 골방의 영성을 찾는 하나의 과정으로 긍정하면 좀더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 p.25, 27

 

 

 

 

 

이해인의 말 - 10점
이해인 지음, 안희경 인터뷰어/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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