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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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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 구스미 마사유키 | 인디고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의 식욕 자극 에세이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가 이야기하는 미식 에세이,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고기구이를 시작으로 라면, 돈가스, 도시락, 샌드위치 등 스물여섯 가지의 음식을 다룬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어쩌다 먹는 귀한 음식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쉬이 먹곤 하는 것들에 가까워 한결 친숙하게 다가온다. 물론 일본인 저자의 특성상, 우리에겐 다소 익숙지 않은 나폴리탄, 낫토, 튀김덮밥, 오차즈케 등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워낙 일본으로의 여행이 빈번한 시대 이거니와, 기회가 닿는다면 그곳에서 저자처럼 이 음식들을 즐겨보겠다는 요량으로 읽어도 좋을 법해서 흥미롭다. 더욱이 생선회의 경우, 와사비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일본식과는 달리 초고추장을 듬뿍 찍..
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 컬처그라퍼 모든 게 끝났으니 진짜 여행은 이제부터 올여름은 비행기 티켓 창을 열어두고 한참을 골몰하다가 허무하게 닫기를 수 차례 반복하는 동안 저만치 물러간 느낌이다. 그런 나날의 분주하고도 집요하게 움직이던 나의 검지 손가락은 더위를 핑계 삼아 잠시 어디론가 떠나려는 속셈이 다분했다. 그런데 숨 막히던 더위가 한 풀 꺾이고,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그럭저럭 한 바람이 스치면서 더 이상 같은 이유로 비행기 티켓을 검색하기에는 멋쩍은 상황이 오고 말았다. 그렇게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집어 든 『언젠가, 아마도』. 김연수 작가가 4년에 걸쳐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에 연재한 글에 새로운 글 8편을 추가해 엮은 여행 산문집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지의 각종 정보와 그곳에서의 체험담을 생생하게 적고 있는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어른 초등학생 | 마스다 미리 | 이봄 그림책을 펼치면 되살아나는 ‘어린아이’의 시간 그것은 어른이 돤 자신을 지키는 ‘토대’가 된다 그림책을 통해 유년을 향수하며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린다. 신나고 즐거웠고 때로는 실수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던 지난날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어엿하게 성장했음에 감사한다. 그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그림책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고, 어른이 된 지금에까지 그녀의 마음속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을 수 있는 이유리라. 그러고는 이따금씩 꺼내어 읽으면서, 자신 안에 있는 유년의 어린 자신과 마주한다. 그것은 그림책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소중히 아끼며, 언제까지나 간직하고픈 바람에서 비롯한다. 누구나 그런 대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매개로 유년을 떠올리고 추억하게 하는 무언가. 여기저기 패이고 빛바랜 낡..
열두 발자국 | 정재승 | 어크로스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열두 번의 놀라운 경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생각의 우주로 안내하는 최고의 명강의 지난 10년간 ‘뇌과학’을 주제로 펼쳤던 강연들 중 12편을 추려 엮은 책이다. 그 강연들은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한편, 다가올 미래를 그리며 그 안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혁신하기 위한 삶의 지혜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한다. 인간은 뇌를 가진 존재이고, 그것을 통해 다른 어느 생명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차원적인 사고로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탓인지 모를 기로에서 매번 크고 작은 고민을 거듭한다. 일상의 도처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마다, 이쪽저쪽 가늠해 보며 최선의 결정을 하고자 애쓰는 까닭이다. 물론 그러한 수고가 늘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어..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 마스다 미리 | 이봄 한 번뿐인 인생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마흔 살이 됐을 때, 문득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 두고 싶다.’는 다급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하는 그녀.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마흔 한 살부터 마흔 여덟 살까지 계속된다. 오로라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출발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테마로 떠난 독일, 몽생미셸이 있는 프랑스와 리우 카니발 축제의 브라질, 핑시 풍등제가 열리는 타이완이 그 결심의 여행지들이다. 평소 동경하면서도 좀처럼 떠나기 힘들었던 곳들을 더 늦기 전에 떠나보자고 용기 내 감행에 나선 것이다. 단, 혼자 떠나는 여행인 데다가 언어와 체력 문제가 있기에 가이드가 동행하는 패키지 투어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렇게 약 십 년에 ..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 김영사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가장 논쟁적인 대서사 인류의 기원과 진화, 미래에 대하여 역사, 경제, 사회, 생물, 종교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과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오늘날에 이른 그 방대하고 놀라운 진보의 과정을 저자의 폭넓은 시야와 예리한 시선,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풀어놓는 것이다. 동시에 인간이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한다. 변방의 호모 사피엔스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고, 이제는 신의 영역까지도 넘보는 유일무이의 존재로 거듭 났다. 저자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원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
그로부터 20년 후 : 슬램덩크, 여전히 설레는 | 민이언 | 봄스윗봄 ▒ 2014/04/27 - [별별책] - [원서] 슬램덩크(SLAM DUNK 完全版 全24卷セット)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금, 당신은 영광의 시절을 살고 있습니까? 『그로부터 20년 후』는 완결로부터 스무 해가 훌쩍 지난 시점에서 슬램덩크를 떠올리며 쓴 추억 에세이로, 저자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만화 속 인물들과 장면들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상념들로 빼곡하다. 그렇기에 한때나마 슬램덩크와 인연이 있었던 이들이라면,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날을 상기하며 쉬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슬램덩크, 여전히 설레는’ 이라는 부제를 눈으로 따라 읽으며, 순간 가슴이 뛰었고 얼마간은 안도했다. 한껏 설렐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그것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함없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도무지 드문 일이..
브레이크 다운 | B.A.패리스 | arte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스스로도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 폭우가 내리던 밤, 숲속 지름길로 오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그녀는 들었어야 했다. 그도 아니었다면, 폭우 속 멈춰 선 차량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기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질 못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쪽에서 먼저 청하지 않을까 싶어 잠시 머뭇대기는 했으나, 어떠한 반응도 감지하지 못한 그녀로서는 가던 길을 그저 갈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런데 다음날 아침, 그 숲에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어둠 속 폭우 탓에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여자는 최근 사귀게 된 지인으로 밝혀진다. 그때에 그녀가 느꼈을 공포와 자책, 혼란의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더욱이 사건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