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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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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에릭 와이너 | 어크로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 에릭 와이너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때때로 고민한다. 그러나 매번 질문만이 허공에서 머무르다 - 그에 대한 답은 구하지도 못한 byeolx2.tistory.com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저자 에릭 와이너는 행복의 실마리를 찾고자 떠난다. 그리고 한동안 체류하며, 거리를 거닐고 풍경을 살피면서 곳곳에 스민 행복을 발견하고자 한다. 특히 알음알음으로 그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이들과 만나 - 뉴욕타임스 기자와 NPR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면서 축적해 온 몇몇 취재 요령을 통해 - 이번 여행의 목적을 만족시킬 답을 얻고자 동분서주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질문한다. ‘당신은 행복하냐고. 그 행복의 원천은 어디에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심채경 | 문학동네 '창백한 푸른 점' 속 천문학자가 일상을 살아가며 우주를 사랑하는 법 하늘을 동경하면서도, 오늘 나의 일상과는 무슨 관계가 있으랴 싶은 체념의 두 마음은 줄곧 평행선을 달린다. 형용할 수 없는 신비인 줄 알면서도 온 마음을 빼앗기기에는 너무도 까마득한 먼 이야기여서 쉬이 와닿지 않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 미지의 것을 향해 부푼 마음으로 끈질기게 탐구하는 근사한 사람들이 있다. 그야말로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p.13) 이들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저자는 천문학자로서 살아가며 분주한 일상과 저 멀리 우주를 탐하는 일을 슬기롭게 해나가고 있다. 그런 그녀의 생각과 말 안에서 나는 이래저래 접어두고 잊고 살았던 어떤 불씨를 되살린 기분을 갖게 했는데, 그것은 한동안 망설이고 있..
준주성범 | 토마스 아 켐피스 | 가톨릭출판사 그리스도를 본받아 15세기 독일의 사상가이자 종교 저술가 토마스 아 켐피스의 『준주성범』은 가톨릭출판사의 '꼭 읽어야 할 그리스도교 고전' 시리즈 중의 하나로,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의 추천의 말에 따르면 수도자분들이나 신학생들, '나아가 세상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시면서 보다 깊은 영성 생활로 나아가려는 우리 형제자매님들께'(p.8) 이 책을 권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1권 정신생활에 유익한 훈계 제2권 내적 생활로 인도하는 훈계 제3권 내적 위로에 대하여 제4권 존엄한 성체성사에 대하여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분의 이끄심에 기꺼이 가닿고자 하는 나에게 『준주성범』은 영성 생활을 이롭게 하는 하나의 지침서로 다가온다. 늘 지향하는 바를 향해 나아가고자 마음먹으면서도 쉬이 흐트러지고 마는 나약함에 좌절하고..
야간비행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문학동네 고독과 죽음에 맞서 미지의 세계를 정복해나가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와 숭고한 용기에 바치는 찬가 우편기를 몰고 밤하늘을 비행하는 조종사 파비앵과 전 항공 노선을 총관하는 책임자 리비에르의 시선 끝에서 자기 초월을 향한 인간의 놀라운 마음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된다. 언뜻 보기에 그들은 어둡고 적막한 밤과 한바탕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비앵은 밤의 무수한 위협 속에서도 그 안에 깃든 아름다움을 좇는데 기꺼이 조종간을 부여잡는다. 밤하늘이 선사하는 어둠 속의 반짝임, 그로 인한 벅찬 감정, 황홀함이 그를 단단히 사로잡은 것이리라. 리비에르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밤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마치 ‘동화에 나오는 바닷속에 감춰진 보물처럼 밤의 깊은 어둠 속에 파묻힌 보물들을 생각’(p.100)하..
개와 나 | 캐롤라인 냅 | 나무처럼 사람과 개가 엮어가는 깊고 오묘한 유대 저자 캐롤라인 냅은 어린 개 ‘루실’을 만나 교감하며, 입때껏 누구에게서도 경험해 본 적 없었던 특별한 사랑에 대하여 고백한다. 그것은 부모님과 형제자매 나아가 남자 친구에게서 느꼈던 애정과는 또 다른 감정으로, 그녀의 삶을 충만하게 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유대감과 위안, 기쁨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자신과 루실의 관계뿐 아니라, 개와 함께 지내고 있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들 들어봄으로써 보다 면밀하게 개와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사례들에 비추어 사람들이 흔히 자신의 개를 통하여 충족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결핍과 욕망에 대한 탐구 역시 오늘날 반려견과 반려묘에 애정을 쏟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더보기..
만년 | 다자이 오사무 | 민음사 흔들리는 존재를 끌어안는 영원한 청춘 문학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만년』은 그가 이십 대에 발표한 열다섯 편의 초기작을 엮은 창작집이다. 그런 까닭에 젊은 감각 특유의 솔직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면서도 거침없는 면모들이 그의 필체와 다방면적인 시도들을 통해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안에서도 단편 「추억」과 「어릿광대의 꽃」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응시함으로써 이끌어낼 수 있었던 자기 고백이기도 해서 사소설로도 널리 알려진 『인간실격』과 맥을 함께하며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욱이 개인의 욕망과 집착, 실패와 좌절, 그로 인한 고뇌의 순환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적 모순의 양상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향한 불안의 서사와 맞닿아 한층 흥미롭게 다가온다. 만..
세바스티안과 트롤 |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a little story about how it feels 세상과 단절된 채 유리 공 안에서 사는 세바스티안이 트롤을 만나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 치유 이야기, 『세바스티안과 트롤』 . 무엇이 아이를 좁은 유리 공 안에 있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린 거라고 혹은 뭔가 끔찍한 일을 당한 거라고 짐작하며, 그 이유를 찾기에만 급급한다. ‘그래야 그를 이해할 수 있고 어쩌면 고칠 수 있기 때문’(p.9)이기에 말이다. 그러나 세바스티안은 그런 반응들에 외려 압박감을 느끼고 피곤함을 느낀다. 불안해한다. 이에 트롤은 가만히 손 내밀며 “네가 얼마나 슬픈지 알아”(p.21)라는 말로 세바스티안을 위로한다. 나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 이대로의 너..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이미예 | 팩토리나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 잠들어야만 방문할 수 있는 세계,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그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꾸고 싶은 꿈을 구입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상대로 byeolx2.tistory.com “이게 네가 찾던 꿈이길 바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초보 직원이었던 페니가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돌아왔다. 이제 근무한 지 1년이 넘어 연봉협상을 하고, 일에 있어서도 제법 능숙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더욱이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받아 컴퍼니 구역의 출입증을 받게 되면서 - 꿈에 대한 불만들을 접수받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 민원관리국에 드나들게도 되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꿈의 세계가 한층 확장되면서 이전보다 더 자유로이 상상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