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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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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젊은 날의 사랑은 지나갔지만 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한평생을 달링턴 홀의 집사로서 지내온 스티븐스는 위대한 주인이라고 믿었던 달링턴 경이 죽고, 지금은 새로운 주인인 미국인 갑부 패러데이 어르신 밑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던 1956년 7월의 어느 날, 그는 주인 어르신의 제안에 따라 서부 지방으로 생애 첫 여행을 떠난다. 그 6일 간,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을 회상한다. 오직 위대한 집사가 되고자 했던 일념은 아버지의 임종을 외면하게 했고 마음에 두었던 켄턴 양에 대한 사적인 감정을 지우게 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자신의 삶에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들이었음을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때 그 순간 내가 이런 선택 혹은 ..
동급생 | 프레드 울만 | 열린책들 친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던 동급생 두 소년의 아름다운 우정과 이별 그리고 충격과 감동의 마지막 한 문장! 일순간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마지막 단 한 줄의 문장이 주는 거센 충격과 감동이 한동안의 나를 지배했고,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므로 나로서도 매우 희귀한 경험이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작품이 또 어딨을까.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고, 나치즘이 무서운 속도로 뻗어가던 시기,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한 『동급생』은 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 사이의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그 나이대 사춘기 소년들이 그러하듯, 두 소년은 문학과 예술, 낭만과 철학, 이따금 이성에 대해 관심을 둘 뿐이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 풀어야 할 문제를 안고 있지만, ..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전2권) | J.K. 롤링, 존 티퍼니, 잭 손 | 문학수첩 해리포터 여덟 번째 이야기. 19년 후. 1997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포터와 불의 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그리고 2007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까지…, 꼭 십 년이라는 적잖은 시간을 두고 이어온 그야말로 방대한 시리즈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세월만큼 나 역시 나이를 먹어선지, 뒤로 갈수록 처음 대면했을 때만큼의 흥미는 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의리(?) 비슷한 느낌으로 읽어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포터 시리즈는 탐독할 수 밖에 없는 마성의 책임에는 분명하다. 문득 해리포터를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행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9와 4분..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 arte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 ▒ 2016/06/19 - [별별책] - 애프터 유(After You) -조조 모예스 (미 비포 유 뒷이야기)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살림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data-og-host="b. byeolx2.tistory.com 윌이 떠난 뒤, 루이자 앞에 또 다른 운명이 나타나다! 윌이 떠나고, 루이자가 후일 그가 남긴 편지를 읽는 것으로 마무리됐던 『미 비포 유』가 『애프터 유』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돌아왔다. 루이자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러나 윌에 대한 자책과 원망, 슬픔에서 벗아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윌 조차도 모르고 떠났던 그의 딸 릴리를 만나..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 살림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 2016/06/19 - [별별책] - 애프터 유(After You) -조조 모예스 (미 비포 유 뒷이야기)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살림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data-og-host="byeolx2.tistory.com" data..byeolx2.tistory.com   꿈 같은 삶을 산 남자, 꿈을 선물받은 여자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윌 트레이너. 그러나 한순간의 사고로 인해 사지마비 환자 신세가 돼 버린다. 그 덕분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상황이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그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임시 간병인 루이자 클라크를 만나게 된다.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오직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간병인이..
모멘트 | 더글라스 케네디 | 밝은세상 사랑은 갔어도 진실은 남았다! 일생에 단 한번뿐인 운명적 사랑 이야기! 미국 맨해튼 출신의 여행 작가 토마스 네스비트는 독일에서 한 여인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동베를린 출신의 페트라 두스만. 그러나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페트라가 동독 비밀경찰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토마스는 충격에 휩싸인다. 크게 분노한 토마스는 페트라에게 변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둘 사이의 인연은 끝나버린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흐릿한 그림자처럼 페트라에 대한 기억도 서서히 희미해져가던 어느 날, 토마스 앞으로 독일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물이 도착한다. 페트라의 부고와 함께 전해진 노트 두 권. 동독에 남겨진 아들 요한을 위해 동독 비밀경찰의 요구에 응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기억은 우리를 배반하고, 착각은 생을 행복으로 이끈다… 왜곡된 기억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파국적 결과를 다룬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신중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토니 웹스터. 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긴 적도, 패배한 적도 없이, 다만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살지 않았던가. (… ) 환희와 절망이라는 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설에서나 구경한 게 전부인 인간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자책을 해도 마음속 깊이 아파한 적은 한 번도 없지 없지 않았던가'(p.242, 243) 라고 고백할 만큼 잔잔했던 그의 삶이, 일순간 혼돈에 빠지고 만다. 그 시작은 노년의 어느 날, 고교시절 친구였던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을 그 앞으로 남긴다는 유언장이 도착하면서부터다. 토니는 대학시절 자신의 여자 친구이..
동물농장 | 조지 오웰 | 열린책들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은 조지 오웰의 걸작 우화 소설 『동물농장』은 1917년 러시아 혁명에서부터 1943년 테헤란 회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러시아 역사에 걸친 정치 문제를 수법을 이용해 다룬 우화이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은 이 역사에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전형적인 인간형을 반영한다. 이를 테면, 메이지 영감은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가리킨다. 동물농장을 통해 조지 오웰이 하고 싶었던 메시지, 그러니까 소련의 공산주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당시로서 불가능했던 탓에 동물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비유적 수법을 통해 러시아 혁명의 실패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에 주목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동물농장에 초대된 이웃 농장주 대표단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