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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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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 B.A.패리스 | arte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스스로도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 폭우가 내리던 밤, 숲속 지름길로 오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그녀는 들었어야 했다. 그도 아니었다면, 폭우 속 멈춰 선 차량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기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질 못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쪽에서 먼저 청하지 않을까 싶어 잠시 머뭇대기는 했으나, 어떠한 반응도 감지하지 못한 그녀로서는 가던 길을 그저 갈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런데 다음날 아침, 그 숲에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어둠 속 폭우 탓에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여자는 최근 사귀게 된 지인으로 밝혀진다. 그때에 그녀가 느꼈을 공포와 자책, 혼란의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더욱이 사건 이후..
남아 있는 나날 |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젊은 날의 사랑은 지나갔지만 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한평생을 달링턴 홀의 집사로서 지내온 스티븐스는 위대한 주인이라고 믿었던 달링턴 경이 죽고, 지금은 새로운 주인인 미국인 갑부 패러데이 어르신 밑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던 1956년 7월의 어느 날, 그는 주인 어르신의 제안에 따라 서부 지방으로 생애 첫 여행을 떠난다. 그 6일 간,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을 회상한다. 오직 위대한 집사가 되고자 했던 일념은 아버지의 임종을 외면하게 했고 마음에 두었던 켄턴 양에 대한 사적인 감정을 지우게 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자신의 삶에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들이었음을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때 그 순간 내가 이런 선택 혹은 ..
제5도살장 | 커트 보니것 | 문학동네 부조리와 모순의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반전反戰소설 『제5도살장』은 제2차 세계대전 최대의 학살로 알려진 드레스덴 폭격을 소재로 한다. 하지만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다룬 여느 반전(反戰)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니것이 바라본 전쟁의 한가운데는 슬픔과 고통 대신 냉소와 풍자가 자리한다. 유머와 위트, 아이러니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 모든 것은 ― 해설에 따르면 무려 백 여섯 번이나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 "뭐 그런 거지(So it goes)", 이 한 마디로 집약된다. 하느님, 저에게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차분한 마음과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언제나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주인공 빌리 필그림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시..
깨끗하고 밝은 곳 | 어니스트 헤밍웨이 | 민음사 "필요한 것은 밝은 불빛과 어떤 종류의 꺠끗함과 질서야." #. A Clean, Well-Lighted Place 귀머거리 노인은 밤늦도록 카페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로 인해 퇴근이 늦어지는 것을 불평하던 젊은 웨이터는 한 잔 더 달라는 노인의 요청을 거절하고 그를 내보낸다. 함께 있던 나이 많은 웨이터는 동료의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도 카페에 늦게까지 남아있길 좋아하는 노인의 마음에 공감한다. 마감 후 집으로 향하는 길, 나이 많은 웨이터는 불빛이 꽤 밝은 어느 바로 향한다. 그러나 제대로 닦이지 않은 스탠드를 보는 순간, 한 잔 더 권하는 바텐더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온다. "나는 늦게까지 카페에 남고 싶어." 나이 많은 웨이터가 말했다. "잠들고 싶어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
동급생 | 프레드 울만 | 열린책들 친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던 동급생 두 소년의 아름다운 우정과 이별 그리고 충격과 감동의 마지막 한 문장! 일순간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마지막 단 한 줄의 문장이 주는 거센 충격과 감동이 한동안의 나를 지배했고,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므로 나로서도 매우 희귀한 경험이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작품이 또 어딨을까.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고, 나치즘이 무서운 속도로 뻗어가던 시기,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한 『동급생』은 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 사이의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그 나이대 사춘기 소년들이 그러하듯, 두 소년은 문학과 예술, 낭만과 철학, 이따금 이성에 대해 관심을 둘 뿐이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 풀어야 할 문제를 안고 있지만, ..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 arte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 ▒ 2016/06/19 - [별별책] - 애프터 유(After You) -조조 모예스 (미 비포 유 뒷이야기)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살림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data-og-host="b. byeolx2.tistory.com 윌이 떠난 뒤, 루이자 앞에 또 다른 운명이 나타나다! 윌이 떠나고, 루이자가 후일 그가 남긴 편지를 읽는 것으로 마무리됐던 『미 비포 유』가 『애프터 유』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돌아왔다. 루이자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러나 윌에 대한 자책과 원망, 슬픔에서 벗아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윌 조차도 모르고 떠났던 그의 딸 릴리를 만나..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 살림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 2016/06/19 - [별별책] - 애프터 유(After You) -조조 모예스 (미 비포 유 뒷이야기)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살림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data-og-host="byeolx2.tistory.com" data..byeolx2.tistory.com   꿈 같은 삶을 산 남자, 꿈을 선물받은 여자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윌 트레이너. 그러나 한순간의 사고로 인해 사지마비 환자 신세가 돼 버린다. 그 덕분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상황이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그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임시 간병인 루이자 클라크를 만나게 된다.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오직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간병인이..
모멘트 | 더글라스 케네디 | 밝은세상 사랑은 갔어도 진실은 남았다! 일생에 단 한번뿐인 운명적 사랑 이야기! 미국 맨해튼 출신의 여행 작가 토마스 네스비트는 독일에서 한 여인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동베를린 출신의 페트라 두스만. 그러나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페트라가 동독 비밀경찰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토마스는 충격에 휩싸인다. 크게 분노한 토마스는 페트라에게 변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둘 사이의 인연은 끝나버린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흐릿한 그림자처럼 페트라에 대한 기억도 서서히 희미해져가던 어느 날, 토마스 앞으로 독일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물이 도착한다. 페트라의 부고와 함께 전해진 노트 두 권. 동독에 남겨진 아들 요한을 위해 동독 비밀경찰의 요구에 응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