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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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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에릭 와이너 | 어크로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 에릭 와이너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때때로 고민한다. 그러나 매번 질문만이 허공에서 머무르다 - 그에 대한 답은 구하지도 못한 byeolx2.tistory.com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저자 에릭 와이너는 행복의 실마리를 찾고자 떠난다. 그리고 한동안 체류하며, 거리를 거닐고 풍경을 살피면서 곳곳에 스민 행복을 발견하고자 한다. 특히 알음알음으로 그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이들과 만나 - 뉴욕타임스 기자와 NPR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면서 축적해 온 몇몇 취재 요령을 통해 - 이번 여행의 목적을 만족시킬 답을 얻고자 동분서주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질문한다. ‘당신은 행복하냐고. 그 행복의 원천은 어디에서..
개와 나 | 캐롤라인 냅 | 나무처럼 사람과 개가 엮어가는 깊고 오묘한 유대 저자 캐롤라인 냅은 어린 개 ‘루실’을 만나 교감하며, 입때껏 누구에게서도 경험해 본 적 없었던 특별한 사랑에 대하여 고백한다. 그것은 부모님과 형제자매 나아가 남자 친구에게서 느꼈던 애정과는 또 다른 감정으로, 그녀의 삶을 충만하게 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유대감과 위안, 기쁨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자신과 루실의 관계뿐 아니라, 개와 함께 지내고 있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들 들어봄으로써 보다 면밀하게 개와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사례들에 비추어 사람들이 흔히 자신의 개를 통하여 충족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결핍과 욕망에 대한 탐구 역시 오늘날 반려견과 반려묘에 애정을 쏟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더보기..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 바다출판사 세상과 사람을 잇기 위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다짐과 노력 입때껏 내가 만나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은 늘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이 사회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음 직한 일들을 보여줘 왔다. 그 안에서 나는 개인의 사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세간의 선입견 혹은 소외와 무관심, 방관이 어쩌면 한 사람이 짊어진 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부족하고 미숙한 면모들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나는 이 지점이 고레에다 감독의 세계관이 가지는 독자성이라고 생각한다. 보여주지만 쉬이 판단하지 않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리하여 성숙한 자신,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하게 만드는 일……. 이를테면 평온한 일상의 가운데 던져진 돌..
먼 아침의 책들 | 스가 아쓰코 | 한뼘책방 인생이 그토록 많은 그늘과 그만큼의 풍요로운 빛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던 먼 아침, 스가 아쓰코를 사로잡았던 책들 어린날의 기억이, 그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던 책과 함께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되살아난다. 책 속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순수했던 나날은 뚜렷한 신념과 균질한 사고에 한껏 매료됐던 시기를 지나, 가닿고자 했던 전 지구적 세계관에 대한 열망을 향해 나아간다.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곧잘 ‘책에 읽히고 있’(p.31)던 시기에 대한 아주 오래된 기억들 속의 것이다. 그럼에도 퍼즐 조각을 차근히 맞춰 나가듯 하나씩 끼워 나가는 일이 더없이 매끄러운 것은 ‘책’이라는 강렬하고도 명백한 매개물이 존재하는 까닭이지 않았을까.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일화, 자연과 가까이했던..
욕구들 | 캐럴라인 냅 | 북하우스 여성은 왜 원하는가 이 세계에서 여성이란 존재가 품는 다양한 욕구들에 대하여 6장에 걸쳐 면밀하게 살핀다. 한 가정의 딸이자 글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마주한 경험과 취재가 밑바탕 된, 그야말로 사례에 충실한 글들이기에 한층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더욱이 내적 허기에서 발현되는 내면적 관점에서부터 사회∙문화적 나아가 전통적으로 그래 왔던 어떤 흐름에 의한 억압과 제한에 이르기 까지, 여성은 왜 원하는가에 대한 다방면에 걸친 사유가 돋보인다. 여기서 ‘슬픔’의 감정이 모든 욕구를 관통하고 있다는 데에 그녀는 주목한다. 그것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행했던 거식증과의 사투, 그 안에서 철저하게 깨달을 수밖에 없었던 탈피의 좌절과 이 모든 욕구들이 불러오는 공허감과 갈망은 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 헤르만 헤세 | 창비 나무가 전하는 작고 소박한 기쁨과 위로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가 섬세하게 꽃피워낸 시와 에세이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에 대해서는 쉬이 입에 올리면서도 정작 나무에게 쏟는 마음은 한없이 부족했음을, - 나무에 대해 남긴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 안에서 - 새삼 알아차린다. 나무 한 그루가 저마다의 시련 안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온 시간들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따뜻하고도 현명한 이가 아닐는지 생각해 보면서. 나무를 향해 진심을 노래했던 그의 시와 에세이가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기도 하다. 더불어 나무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이룩한 작은 세계가 유달리 커 보였던 까닭에 대해서도 가만히 생각해 보게 한다. 그것은 곧 우리 각자가 나아가야 할..
猫を棄てる(고양이를 버리다) | 村上春樹 | 文藝春秋 세월에 잊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세월에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 있다 어릴 적,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고양이를 버리러 고로엔 해변에 나갔던 일화를 떠올리며, 자연스레 아버지가 걸었던 삶에 대하여 되짚어본다. 1917년 교토의 한 절집에서 태어나 교사 생활을 했던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 그는 스무 살의 나이에 학업 도중 첫 징병되었고, 이후 돌아와 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병역에 임했다고 한다. 그때의 참혹했던 기억들은 평생에 걸쳐 그의 마음 안에서 무거운 짐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그것은 매일 아침이면 적지 않은 시간을 불단 앞에서 두 손 모으던 아버지의 모습으로 어린 하루키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더욱이 아버지에게서 어렴풋하게 전해 들은 전쟁의 단편적 기억, 그 안에서도 일본군에 의해 잔인한 학살이 자행..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 줌파 라히리 | 마음산책 줌파 라히리의 작가적 모험 산문집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며 그것으로 집필 활동을 해온 지난날을 접어 두고, 이탈리아 로마로 이주하여 이탈리아어를 통해 자신의 삶 전반을 새로이 채워 나가고자 했던 나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사람들은 사랑에 빠졌을 때 영원히 함께 살고 싶어 한다. 지금 경험하는 흥분과 열정이 계속되기를 꿈꾼다. 이탈리아어로 읽는 건 내게 그런 열망을 불러일으킨다.’(p.43) 라고 회고하고 있다. 이탈리아어에 대한 그녀의 진심이 절로 전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이뤄낸 작가적 명성을 뒤로하고 새 언어로 작가의 길을 재 모색하기란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리라. 그럼에도 그녀는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어내고 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