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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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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 민음사 사양 산업은 없다, 기획하라, 제안하라, 지금은 지적자본의 시대다!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CCC)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말한다. 기획의 가치는 그 기획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영업적인 측면에서 다소 어려움이 증가하더라도 극복해야 한다고. 그러므로 그에게 진정한 상품이란, 단일 제품 그 자체가 아닌 고객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하나의 기획으로 본다. 그것이 현재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시대인 서드 스테이지에서 성공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된 기획 내용을 플랫폼의 개혁에서 찾는다. 이에 따라 그가 기획하는 서점은 기존 유통 과정의 편의에 따른 분류가 아닌, 제안 내용에 따른 분류를 함으로써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을 우선시한다...
기형도 전집 | 기형도 전집 편집위원회 | 문학과지성사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詩作 메모 나는 그처럼 쓸쓸한 밤눈들이 언젠가는 지상에 내려앉을 것임을 안다. 바람이 그치고 쩡쩡 얼었던 사나운 밤이 물러가면 눈은 또 다른 세상위에 눈물이 되어 스밀 것임을 나는 믿는다 byeolx2.tistory.com 기형도, 그토록 치명적이고 불길한 매혹, 혹은 질병의 이름 몹시도 무료했던 어느 오후의 묘한 이끌림을 지금도 분명하게 기억한다. 벽 한 면의 책장을 빼곡하게 채우고도 틈마다 비좁게 쌓여있는 책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들어왔던 한 시집에 대한 얘기다. 시집 제목은 『잎 속의 검은 잎』. 페이지를 넘길수록 '기형도'라는 낯선 시인에게서 풍겨져 오는 생경함의 세계가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내 마음을 장악해왔다. 음울함이었다. 이후로도 간간히 기형도의 시집을 펼치곤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 마음의숲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 귀여운 일러스트에 명료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메시지를 더한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나다운 삶을 바라는 이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각자가 바라는 삶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다 세심하게 조언한다.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않을 것을, 이해받으려 애쓰지 않을 것을,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도 않을 것을……. 그 조언 속에는 사회 심리학을 읽기 편한 에세이로 풀어내고자 한 저자의 의도가 더해져, 읽는 이로 하여금 한층 타당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더욱이 살아내야만 하는 일상에 지쳐있는 우리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나 역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삶에 곧은 자기중심이 뿌..
사랑의 온도 | 하명희 | 북로드 "당신은 사랑을 하며 고독을 견딜 수 있습니까?" 요즘 한창 방영 중인 드라마 사랑의 온도 원작 소설이다. 원래는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던 것을 드라마 방영에 맞춰 새로운 이름으로 재출간한 듯싶다. 그래서인지, 주인공들이 PC통신을 통해 처음 만남을 시작하는 설정이 지금 읽기에 올드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었던 '나'(현수)는 단짝인 홍아에 이끌려 PC통신 요리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고, 그곳 채팅방에서 정선을 만난다. 온라인 상에서의 마주침은 곧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홍아의 결혼에 '나'와 정선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정선은 자신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말과 함께 좋아했었다는 과거완료형 고백을 한다. 그제야 '나'는 자..
츠바키 문구점 | 오가와 이토 | 예담 아름다운 손편지로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츠바키 문구점의 가슴 뭉클한 기적 츠바키 문구점은 별도의 대필 간판은 걸어두고 있지 않지만 집안 대대로 편지 쓰는 일을 해왔다. 아메미야 하토코는 선대가 돌아가시고 일을 돕던 ― 선대와 일란성 쌍둥이인 ― 스시코 아주머니 마저 세상을 떠나자, 고향 가마쿠라로 돌아와 츠바키 문구점에서 편지 대필하는 가업을 이어간다. 대필을 의뢰하는 다양한 이들 만큼이나 그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조문을 위한 편지나 생일 축하 카드, 부탁을 거절하는 답장 외에도 단순히 안부를 묻고자 하는 평범한 편지까지. 하토코는 선대가 그래 왔듯, 대필을 의뢰하는 사람의 특성과 상황, 편지의 목적 등 여러 면을 심사숙고하여 그에 알맞은 필기구, 편지지 재질과 크기를 정한다. 그리고 잉..
깨끗하고 밝은 곳 | 어니스트 헤밍웨이 | 민음사 "필요한 것은 밝은 불빛과 어떤 종류의 꺠끗함과 질서야." #. A Clean, Well-Lighted Place 귀머거리 노인은 밤늦도록 카페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로 인해 퇴근이 늦어지는 것을 불평하던 젊은 웨이터는 한 잔 더 달라는 노인의 요청을 거절하고 그를 내보낸다. 함께 있던 나이 많은 웨이터는 동료의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도 카페에 늦게까지 남아있길 좋아하는 노인의 마음에 공감한다. 마감 후 집으로 향하는 길, 나이 많은 웨이터는 불빛이 꽤 밝은 어느 바로 향한다. 그러나 제대로 닦이지 않은 스탠드를 보는 순간, 한 잔 더 권하는 바텐더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온다. "나는 늦게까지 카페에 남고 싶어." 나이 많은 웨이터가 말했다. "잠들고 싶어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
타샤의 정원 | 타사 튜더˙토바 마틴 | 윌북 정원은 나의 자랑이요 행복의 원천입니다 되도록 자연 가까이에서 하나하나 가꿔나가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러려면 듬직한 감나무와 풍성한 꽃나무가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 너른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 집 뒤쪽에는 텃밭을 일궈 고추나 깻잎, 방울토마토 따위를 심고, 다른 한쪽에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꽃들이 활짝 피고 질 수 있는 꽃밭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마당의 푸르른 잔디밭 한 켠에는 평상을 두어 볕 좋은 날에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 읽는 여유를, 어둠이 깔리면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밤새 누군가와 수다 떨고 싶다. 무엇보다 듬직한 반려견들이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아주 가끔은 먼저 떠나간 녀석이 떠올라서 코끝이 찡해질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바람..
言えないコトバ(하기 힘든 말) | 益田ミリ | 集英社 ‘그 말’이 하기 힘든 건, 왜지? 말의 저편에 웅크린 미묘한 여자 심리, 시원하게 콕 집어주는 마스다 미리의 솔직담백한 고백! 일상에서 스쳤던 소소한 감정들이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를 읽다 보면 되살아나곤 한다. 스스로의 소심함에 적잖이 당황했던 경우가 주로 그렇다. 그때마다 나는 재빨리 다른 생각 혹은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것으로 그것을 대개는 감추고 싶어했다. 그런데 작가는 그 찰나에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들에 대단히 솔직하다. 그리고 그것을 담백한 글로써 고백한다. 이번에 읽은 『言えないコトバ, 하기 힘든 말』에 「いくら気をつけていたところで、普段使っているコトバって、あらゆるところから滲み出てくるもの。(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평소 쓰는 말은 온갖 곳에서 스며 나오는 것.)」ーつかえない (p.147) 이라는 ..